글쓴이 이름: poetcho

순수고독 순수허무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181호 (『왜 사는가』)👁️ 조회수: 982 views

홀로 지다 남은 들꽃처럼 참으로 무덥던 여름이 끝났다. 불볕이라는 단어가 신문마다 나올 정도로 실로 불볕에 여름을 보냈다. 그러다가 어처구니없는 큰 물난리를 치렀다. 홍수, 홍수라 하지만 이번 홍수야말로 전국이 물바다가 아니었던가. 얼마나 많은 겨레들이 이 물난리 때문에 고생을 치렀는지, 참으로 천변 지변(天變地變)처럼 무서운 것이 없다. 그리고 가을이다. 다음과 같은 시가 나왔다. 치열했던 전투가 서서히 끝날 무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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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180호 (『왜 사는가』)👁️ 조회수: 1,102 views

하나의 결실 1954년 3월에 나는 제4시집 󰡔인간고도(人間孤島)󰡕를 출판했다. 1953년 가을에 부산에서 서울로 돌아온 바로 그 다음 해가 된다. 피난 도시 부산에서 약 3년간 왁짝왁짝 옹색한 생활들을 하고 돌아온 서울 거리는 말 그대로 재의 도시, 황폐한 폐허의 거리였다. 그러나 그 황폐한 재의 거리 서울, 그리고 명동에서 또다시 그립던 벗들을 만나는 기쁨은 “오, 너도 살았구나.” “어디로 피난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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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179호 (『왜 사는가』)👁️ 조회수: 1,107 views

왜 사는가 왜 사는가? 이러한 문제는 대단히 어렵습니다. 이건 마치 ‘인생이 무엇이냐?’ 하는 막연한 문제와도 같습니다. 한 마디로 이야기해서 ‘이 세상에 나왔으니 산다’ 혹은 ‘사니까 산다’ 이렇게 대답해 버리면 그만이기도 하겠지마는 이것은 너무도 무책임한 답변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나에게, 주어져 있는 생명을 보다 생명답게 써가기 위해서는 살아가는 동안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가 많습니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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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178호 (『왜 사는가』)👁️ 조회수: 1,155 views

시는 삶의 숨소리 살기 위해서 시를 쓴다 사랑하기 위해서 시를 쓴다 죽기 위해서 시를 쓴다 때론 쓰리게 때론 아리게 때론 축축히 때론 멍멍히 때론 줄줄이 버리기 위해서 시를 쓴다 빈 자리가 되기 위해 시를 쓴다 혼자 있기 위해서 시를 쓴다 아름다움의 외로움을 사랑스러움의 쓸쓸함을 깨달음의 허망함을 연습하며 실습하며 비켜나기 위해서 시를 쓴다 놓아 주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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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177호 (『왜 사는가』)👁️ 조회수: 1,299 views

방황과 구원 독일의 시성(詩聖)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파우스트󰡕는 실로 나에게 많은 감흥과 교훈을 주었다. 중학교 4학년 때 국어 시간에 들은 선생님의 말씀. “이것은 독일의 시인 괴테의 파우스트의 서시에 나오는 말인데 ‘인간은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방황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하면서 청년기에 들어선 우리들에게 큰 감격을 던져 준 일이 있다. 나는 이 말에 크게 흥분을 하고 수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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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176호 (『왜 사는가』)👁️ 조회수: 1,329 views

죽음이 주는 교훈 지혜롭게 산다! 인간 누구나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혜롭게 살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고, 스스로 보다 크게, 멋있게, 보람있게, 살려고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많은 서적에서 많은 경험에서 항상 좋은 말을 찾고, 듣고, 얻어 가면서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히 살아들 간다. 좋은 말은 곧 좋은 힘이 되는 것이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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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175호 (『왜 사는가』)👁️ 조회수: 1,289 views

겨울 나그네 눈바람 치는 수인선(水仁線) 낯설은 간이역(簡易驛) 군자리(君子里) 염전(鹽田) 벌판 흐린 풍경 갈매기 끼 끼 하늘에 쓸리고 눈 털고 들어선 주막(酒幕) 깨진 유리창 바람이 차다 얼어붙은 김치쪽 굴 한 탕기 걸터앉아, 잠시 탁주로 마음 녹이는 길손 저린 가슴아 동행의 손, 아직 차구나 “노형(老兄) 말씀 뭅시다 서울 가는 버스, 혹 있는지요” “하루 한 번 내려왔다 올라갑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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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174호 (『왜 사는가』)👁️ 조회수: 1,334 views

행복을 보장하는 결혼 ‘행복한 결혼’. 나는 지금까지 이러한 내용의 원고를 써본 일이 없다. 행복이니, 불행이니 하는 것들을 생각해 본 일도 없다. 웬일인지 이러한 것들에선 부끄러움이 앞선다. 사실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이렇게 중요한 것이 어디 있으랴. 사랑•결혼•행복, 행복한 결혼, 행복한 가정, 이처럼 중요한 인생철학이 어디 있겠는가 생각하면, 또한 그것들을 희구하면서도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어느 운명적인 생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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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173호 (『왜 사는가』)👁️ 조회수: 1,359 views

주례 요란스럽게 전화 벨이 운다. 수화길 든다. “교수님이십니까?” “네.” “저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저 몇 회 졸업의 누군데요?“ “글쎄.” “부탁이 하나 있어 전화 올렸는데요.” “난 주례는 안 서는 사람이야.” “아닙니다. 곧 학장실로 찾아뵙겠습니다.” “정말 주례는 안 서는 사람이야. 그냥 전화로 얘기하지.” “아닙니다. 곧 가겠습니다.” “여봐요, 현대문명을 이용하라구. 먼 이곳까지 올 거 없다니까. 전화로 얘기해요.” “아닙니다. 찾아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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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172호 (『왜 사는가』)👁️ 조회수: 1,345 views

보다 큰 사랑을 작은 유리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포플라나무 가지 중턱쯤 걸려 있는 까치집 까치는 날아가고 빈 12월 겨울이 지나간다 모두들 어디로 갔나 쫓으며 쫓기며 가는 세월 가고 있는 세월 사람도 나뭇잎도 바람도 모두들 어디로 가고 있는 건가 떠난 것들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생각 저편에서 아물아물, 날로 손을 흔들며 죽어들 가고 있다. 이 시는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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