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176호 (『왜 사는가』)👁️ 조회수: 1,331 views

죽음이 주는 교훈

지혜롭게 산다! 인간 누구나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혜롭게 살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고, 스스로 보다 크게, 멋있게, 보람있게, 살려고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많은 서적에서 많은 경험에서 항상 좋은 말을 찾고, 듣고, 얻어 가면서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히 살아들 간다.
좋은 말은 곧 좋은 힘이 되는 것이다. 그 좋은 힘을 얻기 위해서 나도 많은 책을 읽어왔다. 특히 시간 관계로 시를 많이 읽어왔다. 실로 먼 먼 중학교 시절부터 줄곧 시를 읽어왔다. 시는 짧고 간단해서 짤막짤막한 시간을 이용하는 데 이것같이 좋은 게 없다. 수업 시간과 수업 시간 사이에 나는 10분이나 5분이나 되는 쉬는 시간을 이용했는데 이것같이 즐거운 시간은 없다. 이 짤막한 토막 시간에 짤막한 시를 읽어가면서 나는 시를 얻는 것이 아니라 그 말, 곧 그 힘을 얻었던 것이다. 살아가는 데 필요하고 힘이 될 수 있는 말, 그 힘을 얻었던 거다. 실로 좋은 말은 그대로 좋은 힘이 되었던 거다. “먼 길을 가다가 해가 저물면 등불을 켜고 간다(일본 작가 구니끼다 ; 독보)”, “인간은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방황하는 것이다(독일 시인 괴테 ; 파우스트)”, “영원한 여성은 항상 우리를 끄집어올려 준다(괴테 ; 파우스트)”, “놓쳐버린 열차는 아, 얼마나 아름다운가(프랑스 시인 보들레르)”, “한 마리의 새가 새로 태어나려면 우선 딱딱한 알의 껍질을 부수고 나와야 한다(독일 시인 헤르만 헤세)”, “자네는 뭘 그리 꾸물꾸물 사색만 하고 있는가? 사색만 하고 있는 놈들은 창밖에 새파란 목초가 있는 것도 모르고 어두컴컴 한 방구석에서 시들은 목초만 씹고 있는 어리석은 양과 같은 놈들이다(괴테 ; 파우스트에서 나오는 메피스토펠레스의 말)”, “나는 잠자기 전에 더 몇 마일 가야 한다. 약속이 있기 때문에……(미국 시인 로버트 프루스트)” 등등 모두 중학교 시절 나의 사춘기에서 나를 구원해준 힘의 말들이었다.
나는 이렇게 남의 좋은 말을 하나의 힘으로 해서 나를 키우고, 나의 길을 열고, 보다 지혜로운 스스로의 모습을 사색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나의 말을 만들어 가면서 나를 키우고, 나의 길을 열고, 지혜로운 스스로의 인생을 사색하고 있다.
인간은 자기를 살다 가는 것같이 행복한 것은 없다. 그리고 보람 있는 일이 없다. 그러나 그것이 쉽지 않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를 살다 가고 싶지만 자기 철학이 없이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죽음은 그걸 가르쳐 준다. 죽는다는 사실로 하여 “너를 살다 가는 거다” 하는 교훈이 나오는 거다. 모험이다. 필요한 거다. 생명 그 자체가 모험이 아닌가. 그 모험을 사는 거다. 자기를 자기답게 살아가는 철학과, 그것을 실행해 가는 과감하면서도 고요한 모험, 그것에서 기쁨을 찾으면서 살아가는 거다. 죽음처럼 강한 철학이 또 있으랴. 그 강한 철학을 근원으로 해서 살아가는 것처럼 강하고 생생한 인생이 또 있으랴.
나는 이렇게 죽음에서 많은 것을 배워왔다. 선철(先哲)들의 많은 교훈에서보다도 이 묵묵한 죽음에서 실로 많은 실존에의 지혜를 터득해 왔다.

작별을 하는 절차를 배우며 사세
작별을 하는 방법을 배우며 사세
작별을 하는 말을 배우며 사세
…………
떠나는 연습을 하며 사세

이러한 시구절 「헤어지는 연습을 하며」 일부도 나 자신을 강하게 실존시키기 위해서 나온 것이며,

버릴 거 버리고 왔습니다.
버려서는 안 될 것까지 버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나의 자화상」

이러한 작품도 나 자신을 강하게 살기 위해서 나 스스로를 그려 본 거다.
자기 자신을 창의적으로 살아가는 지혜, 그것은 나에게 있어서 ‘죽음’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는 곳에서 나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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