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고독 순수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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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40호 솔개 (2010년 4월 6일)👁️ 조회수: 8,016 views

솔개 조병화 하늘에 살고 싶어라 바람에 떠 있고 싶어라 날개에, 날개에 떠 있고 싶어라 바람이 쓸어 가는 하늘 인간보다 쓸쓸히 보이지 않는 곳에 눈물보다 쓸쓸히 차가이, 하늘 깊은 곳에 외로움보다 쓸쓸히 바람에 쓸려 바람에 쓸려 날개처럼 떠 있고 싶어라. 조병화, 『공존의 이유』 이 무렵 나는 음악을 전공한 참다운 크리스천인 L이라는 여인에게서 성서(聖書)를 받고 한 겨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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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39호 꽃 (2010년 3월 30일)👁️ 조회수: 7,851 views

꽃 조병화 겨울인지 봄인지 분간할 수 없는 이 냉기에서 네가 살며시 얼굴을 비치다 사라지면 내 마음은 일 년 내내 또다시 겨울이다. 찬 겨울이 오락가락하는 흙바람 속에서 수삼 일을 봉오리 활짝 피었다 사라지는 이 비정한 무정 아름다움은 실로 순간이라 하지만 긴 긴 겨울이 풀리려는 이 차가운 바람 속에서 삼사 일을 네가 내 눈에 황홀히 어리다 사라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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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38호 미세스와 토스트 (2010년 3월 23일)👁️ 조회수: 8,148 views

미세스와 토스트 조병화 직업 부인 미세스 최가 쇼 윈도 안에서 밀크와 토스트를 든다 채권이 찻종 옆에 와 놓인다 미세스 최는 전쟁을 연상하기엔 너무나 귀여운 채권이라고 생각한다 플라타너스 그늘에 햇빛이 조는 유월 어느 오후 하루의 지출과 입금이 오래간만에 밀크와 토스트를 대접한다 입을 벌린 나일론 핸드백 속에서 사아진 루이스와 담배를 물고 찍은 남편의 사진이 미세스 최의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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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37호 헤어지는 연습을 하며 (2010년 3월 17일)👁️ 조회수: 7,843 views

헤어지는 연습을 하며 조병화 헤어지는 연습을 하며 사세 떠나는 연습을 하며 사세 아름다운 얼굴, 아름다운 눈 아름다운 입술, 아름다운 목 아름다운 손목 서로 다하지 못하고 시간이 되려니 인생이 그러하거니와 세상에 와서 알아야 할 일은 ‘떠나는 일’일세 실로 스스로의 쓸쓸한 노래였으나 작별을 하는 절차를 배우며 사세 작별을 하는 방법을 배우며 사세 작별을 하는 말을 배우며 사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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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36호 밤의 이야기 47 (2010년 3월 9일)👁️ 조회수: 7,905 views

밤의 이야기47 조병화 지금 너와 내가 살고 있는 이 시간은 죽어 간 사람들이 다하지 못한 그 시간이다 그리고 지금 너와 내가 살고 있는 이 오늘은 죽어 간 사람들이 다하지 못한 그 내일이다 아! 그리고 너와 나는 너와 내가 다하지 못한 채 이 시간을 두고 이 시간을 떠나야 하리 그리고 너와 나는 너와 내가 다하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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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35호 삼월은 (2010년 3월 2일)👁️ 조회수: 7,783 views

삼월은 조병화 삼월은 눈물의 달이다 입학을 하고 떨어지고 졸업을 하고 헤어지는 달이다 삼월은 야채 샐러드의 달이다 시골 영감님이 서울에 올라와 아들의 발표를 기다리며 야채 샐러드를 드는 날이다 삼월을 알몸뚱이 달이다 누더기 같은 오버 머플러 다 벗어 버리고 훨훨 알몸이 되어 하늘에 사는 달이다 삼월을 골목이 풀리고 야산이 풀리고 하늘이 풀리어 집이 싫은 달이다 그리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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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34호 개미 (2010년 2월 23일)👁️ 조회수: 7,727 views

개미 조병화 개미는 왜 사는질 따지지 않는다 온 힘 다하여 부지런히 살 뿐이다 밟히면 밟히는 대로 병신이 되면 병신이 된 대로 그저 부지런히 살 뿐이다 개미는 불평을 하지 않는다 고달프다든가 힘들다든가 억울하다든가 배가 고프다든가 팔다리가 아프다든가 말을 하지 않는다 그저 부지런히 일을 할 뿐이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고독을 앓지 않는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명성을 앓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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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33호 일월 여행 (2010년 2월 16일)👁️ 조회수: 7,966 views

일월 여행 조병화 유라시아 한반도 남부 해안도시로 강연을 떠난 일월, 급행열차 차창풍경 일월하순, 아직 겨울철인데도 새마을호 넓은 유리창 밖엔 논밭길에 파릇파릇 벌써 봄이 걸어오고 있었다 멀리 산기슭 양지바른 곳엔 이미 와 있는 봄이 소곤소곤 어깨들을 비비며 모여 앉아 그동안의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다 그 중간쯤 되는 언덕, 복숭아 과수원엔 연한 어린 가지들이 찬바람을 쏘인 어린이들의 손목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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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32호 어느 생애 (2010년 2월 9일)👁️ 조회수: 7,835 views

어느 생애 조병화 살기 위해서 시를 쓴다 사랑하기 위해서 시를 쓴다 죽기 위해서 시를 쓴다 때론 쓰리게 때론 아리게 때론 축축히 때론 멍멍히 때론 줄줄이 버리기 위해서 시를 쓴다 빈 자리가 되기 위해 시를 쓴다 혼자 있기 위해서 아름다움의 외로움을 사랑스러움의 쓸쓸함을 깨달음의 허망함을 연습하며 실습하며 비켜나기 위해서 시를 쓴다 놓아 주기 위해서 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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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31호 겨울나무 (2010년 2월 2일)👁️ 조회수: 7,904 views

겨울나무 |조병화 겨울나무는 종교처럼 하늘로 하늘로 솟아오른다 매서운 바람 속에서 냉랭한 대기 속에서 세찬 눈보라 속에서 오로지 곧은 이념 묵묵히 카랑카랑한 기침소리를 내부로 내부로 숨기며, 죽이며 의연한 모습으로 겨울나무는 스스로의 종교처럼 하늘로 하늘로 솟아오른다 안으로 안으로 스스로의 하늘을 넓히며 파릇 파릇 생명을 닦으며 밤에도 잠자지 않는 꿈을 품고 투명한 영원으로, 쉬임없이 겨울나무는 스스로의 종교처럼 스스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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