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이름: poetcho

순수고독 순수허무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34호 개미 (2010년 2월 23일)👁️ 조회수: 7,719 views

개미 조병화 개미는 왜 사는질 따지지 않는다 온 힘 다하여 부지런히 살 뿐이다 밟히면 밟히는 대로 병신이 되면 병신이 된 대로 그저 부지런히 살 뿐이다 개미는 불평을 하지 않는다 고달프다든가 힘들다든가 억울하다든가 배가 고프다든가 팔다리가 아프다든가 말을 하지 않는다 그저 부지런히 일을 할 뿐이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고독을 앓지 않는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명성을 앓지 […]

순수고독 순수허무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33호 일월 여행 (2010년 2월 16일)👁️ 조회수: 7,935 views

일월 여행 조병화 유라시아 한반도 남부 해안도시로 강연을 떠난 일월, 급행열차 차창풍경 일월하순, 아직 겨울철인데도 새마을호 넓은 유리창 밖엔 논밭길에 파릇파릇 벌써 봄이 걸어오고 있었다 멀리 산기슭 양지바른 곳엔 이미 와 있는 봄이 소곤소곤 어깨들을 비비며 모여 앉아 그동안의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다 그 중간쯤 되는 언덕, 복숭아 과수원엔 연한 어린 가지들이 찬바람을 쏘인 어린이들의 손목처럼

순수고독 순수허무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32호 어느 생애 (2010년 2월 9일)👁️ 조회수: 7,827 views

어느 생애 조병화 살기 위해서 시를 쓴다 사랑하기 위해서 시를 쓴다 죽기 위해서 시를 쓴다 때론 쓰리게 때론 아리게 때론 축축히 때론 멍멍히 때론 줄줄이 버리기 위해서 시를 쓴다 빈 자리가 되기 위해 시를 쓴다 혼자 있기 위해서 아름다움의 외로움을 사랑스러움의 쓸쓸함을 깨달음의 허망함을 연습하며 실습하며 비켜나기 위해서 시를 쓴다 놓아 주기 위해서 시를 쓴다

순수고독 순수허무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31호 겨울나무 (2010년 2월 2일)👁️ 조회수: 7,898 views

겨울나무 |조병화 겨울나무는 종교처럼 하늘로 하늘로 솟아오른다 매서운 바람 속에서 냉랭한 대기 속에서 세찬 눈보라 속에서 오로지 곧은 이념 묵묵히 카랑카랑한 기침소리를 내부로 내부로 숨기며, 죽이며 의연한 모습으로 겨울나무는 스스로의 종교처럼 하늘로 하늘로 솟아오른다 안으로 안으로 스스로의 하늘을 넓히며 파릇 파릇 생명을 닦으며 밤에도 잠자지 않는 꿈을 품고 투명한 영원으로, 쉬임없이 겨울나무는 스스로의 종교처럼 스스로의

순수고독 순수허무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30호 청춘에 기를 세워라 (2010년 1월 26일)👁️ 조회수: 7,970 views

청춘에 기를 세워라 청춘에 네 기를 세워라 청춘에 네 그 기를 지켜라 기 아래 네 그 청춘을 엮어라 누구보다 땀 많이 간직한 생명 누구보다 피 많이 간직한 생명 누구보다 눈물 많이 간직한 생명 청춘은 푸른 바다라 하더라 청춘은 푸른 산이라 하더라 청춘은 푸른 하늘이라 하더라 해는 항시 가슴에서 솟아오르고 즐거운 젊은 날 흘러내리는 날 날이

순수고독 순수허무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29호 영하 십육도 (2010년 1월 19일)👁️ 조회수: 7,971 views

영하 십육도 영하 십육도 얼마라는 매서운 아침 냉수로 세수를 하면서 문득 어머님의 생각 어머님은 찬 겨울을 줄곧 이 냉수로 세술 하셨던 것이 아닌가 어머님이 혼자 되셔서 우리들이 서울 살림을 처음 시작했을 때 우리들은 참으로 매서운 이 겨울처럼 가난했었다 그걸 견디어냈던 것은 오로지 어머님의 하얀 모습, 아침마다 냉수로 세술 하시던 맑은 모습 냉랭한 그 모습이 아니었던가

순수고독 순수허무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28호 안개로 가는 길 (2010년 1월 12일)👁️ 조회수: 8,144 views

안개로 가는 길 – 경인 하이웨이에서 – 안개로 가는 사람 안개에서 오는 사람 인간의 목소리 잠적한 이 새벽 이 적막 휙휙 곧은 속도로 달리는 생명 창 밖은 마냥 안개다 한마디로 말해서 긴 내 이 인생은 무엇이었던가 지금 말할 수 없는 이 해답 아직 안개로 가는 길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면 이렇게 저렇게 생각하면 저렇게 생각할 수도

순수고독 순수허무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27호 새해, 이천 년에 (2010년 1월 5일)👁️ 조회수: 7,965 views

새해, 이천 년에 20세기, 긴 세월은 가며 새로운 이천 년이 열리는 21세기는 아득하여라 아득하면서, 먼저 기쁨보다 불안이 앞서는 까닭은 무엇일까 무섭게 날로 훼손되어 가는 이 지구, 인구는 급속도로 늘어가면서 생존의 땅은 날로 좁아가누나 고속화하는 전파 문화 속에 인간은 흐려져 가며 보이는 것이 폐기된 물질 더미 쌓이는 것이 죽은 폐기물의 쓰레기 더미 지구는 날로 좁아지면서 하늘도

순수고독 순수허무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26호 오작교 (2009년 12월 28일)👁️ 조회수: 8,138 views

오작교 이것은 동양에만 있는 다리다 이것은 동양에만 있는 눈물이다 이것은 동양에만 있는 그리움 아롱진 사랑이다 동양의 지혜로 가로놓은 은하수 먼 별들의 다리 年에 한 번 만나다 헤어지는 사랑을 위한 하늘의 다리 이것은 사랑하는 마음 사이에만 놓이는 동양의 다리다 그리움이여 너와 나의 다리여 -이성자 작품전에서 작품 『오작교』에 부쳐- 이성자 여사는 한국에서 나서자라「빠리」에서 그림을 배우고, 그림 속에서

순수고독 순수허무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25호 크리스마스 트리 (2009년 12월 22일)👁️ 조회수: 8,023 views

크리스마스 트리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 트리에서 존다 포도주에 만취한 아버지는 난로 가에서 긴 코를 골으시고 활 활 타오르는 불꽃 먼 눈 내리는 밤이 깊어간다 양이도 원이도 진형이도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오길 기다리다 잠이 들고 상록수 나무 가지가지에 하얀 솜눈이 소리 없이 내린다 북쪽 나라 나 사는 마을 눈 내리는 창과 창들에 불꽃이 피고 불꽃가에서 엄마가 밤을

Translate »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