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이름: poetcho

순수고독 순수허무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54호 한은광장 (2010년 7월 20일)👁️ 조회수: 7,708 views

한은광장 조병화 유한마담의 무료한 침대처럼 시간은 늘어졌다 애드벌룬은 졸려도 하루의 품팔이 하늘에 뜨고 입맛이 없는 서머타임 오후의 시간에 미스 분수(噴水)는 잠옷을 입은 채 샤워를 한다 서울 남대문→한은→중앙우체국→미도파 빠지는 아스팔트 늘어진 길목에 나는 돈 떨어진 외출병처럼 서서 미스 분수의 사교적인 잔웃음에 방심을 한다 왕십리 돈암동 합승택시 낮은 지붕 밑에 땀 많은 여인과 시간이 없는 늙은 운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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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53호 첫사랑 (2010년 7월 13일)👁️ 조회수: 7,924 views

첫사랑 조병화 밤나무 숲 우거진 마을 먼 변두리 새하얀 여름 달밤 얼마만큼이나 나란히 이슬을 맞으며 앉아 있었을까 손도 잡지 못한 수줍음 짙은 밤꽃 냄새 아래 들리는 것은 천지를 진동하는 개구리 소리 유월 논밭에 깔린 개구리 소리 아, 지금은 먼 옛날 하얀 달밤 밤꽃 내 풍기는 개구리 소리. 조병화,『머나먼 약속』 내 나이 스물둘이었던가. 여름 방학을 앞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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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52호 詩가 팔리지 않는 마을 (2010년 7월 6일)👁️ 조회수: 7,560 views

詩가 팔리지 않는 마을 조병화 이 마을엔 하늘이 없다 이 마을엔 공기가 없다 이 마을엔 별이 없다 이 마을엔 이슬이 없다 이 마을엔 풀밭이 없다 이 마을엔 개울이 없다 이 마을엔 우물이 없다 이 마을엔 그늘이 없다 이 마을엔 구름이 없다 이 마을엔 흙이 없다 이 마을엔 사람이 없다 조병화,『창안에 창밖에』 우선 이라는 제목에서 ‘팔린다’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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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51호 사랑 (2010년 6월 29일)👁️ 조회수: 7,653 views

사 랑 조병화 시간을 탈출하는 방법을 너만이 알고 있다 시간을 탈출하는 길을 너만이 알고 있다 탈출 불가능한 이 시간 속에서 너만이 나를 탈출시킬 수 있는 비밀을 안다 조병화,『해가 뜨고 해가 지고』 프랑스의 보들레르는 “취해라, 그렇지 않으면 시간의 노예가 된다”라는 뜻의 시를 읊은 일이 있는 것을 기억합니다. 이와 같이 우리 인간들은 시간 속에 갇혀서 시간을 탈출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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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50호 너와 나는 (2010년 6월 22일)👁️ 조회수: 7,793 views

너와 나는 조병화 이별하기에 슬픈 시절은 이미 늦었다 모두가 어제와 같이 배열되는 시간 속에 나에게도 내일과 같은 그날이 있을 것만 같이 그날의 기도를 위하여 내 모든 사랑의 예절을 정리하여야 한다 떼어버린 캘린더 속에 모닝 커피처럼 사랑은 가벼운 생리가 된다 너와 나의 회화엔 사랑의 문답이 없다 또 하나 행복한 날의 기억을 위하여서만 눈물의 인사를 빌리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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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49호 호수 (2010년 6월 15일)👁️ 조회수: 7,634 views

호 수 조병화 물이 모여서 이야길 한다. 물이 모여서 장을 본다. 물이 모여서 길을 묻는다. 물이 모여서 떠날 차빌 한다. 당일로 떠나는 물이 있다. 며칠을 묵는 물이 있다. 달폴 두고 빙빙 도는 물이 있다. 한여름 길을 찾는 물이 있다. 달이 지고 별이 솟고 풀벌레 찌 찌 밤을 새우는 물이 있다. 뜬 눈으로 주야 도는 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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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48호 유리의 성채 (2010년 6월 8일)👁️ 조회수: 7,531 views

유리의 성채 조병화 어느 때부터인가 이곳 바람을 감지하고부턴 나는 웃음으로 나를 숨기는 지혜를 기르며 나를 살아온다 사람을 마주보는 것이 무서워 바로 쳐다보는 것이 멋쩍어 맹송맹송 바라다보는 것이 미안해 그냥 보는 것이 수줍어 선뜻 얼굴 맞대는 것이 쑥스러워 이렇게 본의 아니게 사는 것이 부끄러워 사람을 대할 때마다 깊숙이 나를 감추며, 숨기며 보이지 않게 나타나지 않게 투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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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47호 국제전화 (2010년 6월 1일)👁️ 조회수: 7,411 views

국제전화 조병화 국제전화로 이따금 소식을 알리는 너희들의 가는 목소리는 먼 이승에서 이곳 저승으로 캄캄한 직선을 타고 올라오는 듯한 목소리 순간, 이렇게라도 서로 안부 전해질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이러다가 아주 줄이 끊어진 저승으로 훅, 올라가버리면 그나마도 들리지 않겠지, 하는 생각에 그저 고마운 눈물이 나오곤 해요 이러질 말자, 다짐하면서도 늙어지면서 약해진 할아버지의 눈물 너희들이 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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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46호 어머님은 절마다 (2010년 5월 25일)👁️ 조회수: 7,671 views

어머님은 절마다 조병화 전주에서 대절택시로 줄기차게 남원, 곡성으로 곡성에서 긴 섬진강 따라 남하하는 국도를 구례에서 작별 지리산 넓은 기슭으로 좌회전한다 사월로 접어드는 들바람에 노릇노릇 터지는 산수유 봉우리 돌담 머리, 머리 아, 얼마나 보고 싶었던가 나즉나즉 화엄사 기와, 기와, 어머님 지나다니시는 곳 깊은 골짜기 그렇다, 어머님은 절마다 하늘 훨, 훨, 도시다가 잠시, 잠시, 들리시는 곳,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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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45호 오후 일곱 시 (2010년 5월 18일)👁️ 조회수: 7,832 views

오후 일곱 시 조병화 시를 경멸하면서 나를 회의하면서 거리로 간다 거리를 비벼간다 주로 헛된 낭만을 걸어가며 밤을 기다리는 사람의 연인이 되고 싶다 낯 없는 여인들에게 향수를 느낀다 먼 나라의 소도시를 걸어가는 생각이다 휘파람을 불고 싶다 샹들리에 그늘에서 순서를 잃은 과거가 당황한다 아 나의 소망아 살아서 한번 미래를 걷고 싶다 거리를 간다 거리를 비벼간다 나의 위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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