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팔리지 않는 마을
조병화
이 마을엔 하늘이 없다
이 마을엔 공기가 없다
이 마을엔 별이 없다
이 마을엔 이슬이 없다
이 마을엔 풀밭이 없다
이 마을엔 개울이 없다
이 마을엔 우물이 없다
이 마을엔 그늘이 없다
이 마을엔 구름이 없다
이 마을엔 흙이 없다
이 마을엔 사람이 없다
조병화,『창안에 창밖에』
우선 이라는 제목에서 ‘팔린다’라는 말에 당혹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사고 파는 상행위를 뜻하는 말이 아닙니다. 더 현실적으로 표현한다면, 시집을 사서 읽는 사람이 없는 사회를 뜻하는 것이고, 좀 더 논리적으로 말하자면, 시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회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시는 인간정서의 꽃이요, 감성의 핵이기에 시가 없는 사회란 물질만능의 죽음의 사회가 될 것은 자명합니다. 엔 기 보다 고 할 수 있겠지요.
조병화 시, 김대규 해설,『내일로 가는 길에』, 영언문화사, p. 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