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이름: poetcho

순수고독 순수허무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47호 국제전화 (2010년 6월 1일)👁️ 조회수: 7,392 views

국제전화 조병화 국제전화로 이따금 소식을 알리는 너희들의 가는 목소리는 먼 이승에서 이곳 저승으로 캄캄한 직선을 타고 올라오는 듯한 목소리 순간, 이렇게라도 서로 안부 전해질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이러다가 아주 줄이 끊어진 저승으로 훅, 올라가버리면 그나마도 들리지 않겠지, 하는 생각에 그저 고마운 눈물이 나오곤 해요 이러질 말자, 다짐하면서도 늙어지면서 약해진 할아버지의 눈물 너희들이 보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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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46호 어머님은 절마다 (2010년 5월 25일)👁️ 조회수: 7,659 views

어머님은 절마다 조병화 전주에서 대절택시로 줄기차게 남원, 곡성으로 곡성에서 긴 섬진강 따라 남하하는 국도를 구례에서 작별 지리산 넓은 기슭으로 좌회전한다 사월로 접어드는 들바람에 노릇노릇 터지는 산수유 봉우리 돌담 머리, 머리 아, 얼마나 보고 싶었던가 나즉나즉 화엄사 기와, 기와, 어머님 지나다니시는 곳 깊은 골짜기 그렇다, 어머님은 절마다 하늘 훨, 훨, 도시다가 잠시, 잠시, 들리시는 곳,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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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45호 오후 일곱 시 (2010년 5월 18일)👁️ 조회수: 7,822 views

오후 일곱 시 조병화 시를 경멸하면서 나를 회의하면서 거리로 간다 거리를 비벼간다 주로 헛된 낭만을 걸어가며 밤을 기다리는 사람의 연인이 되고 싶다 낯 없는 여인들에게 향수를 느낀다 먼 나라의 소도시를 걸어가는 생각이다 휘파람을 불고 싶다 샹들리에 그늘에서 순서를 잃은 과거가 당황한다 아 나의 소망아 살아서 한번 미래를 걷고 싶다 거리를 간다 거리를 비벼간다 나의 위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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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44호 우리 난실리 (2010년 5월 11일)👁️ 조회수: 7,795 views

우리 난실리 조병화 우리 난실리 고향 사람들은 잘 살자는 꿈을 먹고 삽니다 잘 살자는 꿈을 먹고 살기 위하여 부지런히 공부하며 열심히 일합니다 서로 사랑하며 서로 도우며 서로 아끼며 대대손손 영원히 이어 갈 잘 사는 고향만들기 우리 난실리 고향 사람들은 아름다운 그 꿈을 먹고 삽니다 조병화, 『지나가는 길에』 이미 주민등록 주소를 서울 종로구 혜화동 107에서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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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43호 향에 핀 작은 들꽃 1 (2010년 4월 27일)👁️ 조회수: 7,593 views

타향에 핀 작은 들꽃 1 조병화 사랑스런 작은 들꽃아 내가 너를 사랑한다 한들 어찌 내가 그 말을 하겠니 구름으로 지나가는 이 세월 너는 이승에 핀 작은 들꽃이로구나 하늘의 별들이 곱다 한들 어찌 너처럼 따스하리 너는 정교한 부처님의 창조 노쇠한 내가 조각구름으로 지나가며 너를 사랑한다 한들 이 늦은 저녁노을, 어찌 내가 그 말을 하리 이 사랑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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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42호 소라의 초상화 (2010년 4월 20일)👁️ 조회수: 7,636 views

소라의 초상화 조병화 당신네들이나 영악하게 잘 살으시지요 나야 나대로히 나의 생리에 맞는 의상을 찾았답니다. 조병화, 『버리고 싶은 유산』 이 시를 쓰곤 가끔 기웃기웃하던 이웃하고도 완전히 담을 쌓고, 혼자서 혼자에 갇혀서 다가오는 숙명의 목소리를 듣고만 있었습니다. 실로 해방이 되고, 독립이 되었다는 조국에서 나는 이편도, 저편도, 못 되는 완전한 이방인이 되고 말았던 겁이다. 나에겐 처음으로 닥치던 이데올로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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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41호 해마다 봄이 되면 (2010년 4월 13일)👁️ 조회수: 7,807 views

해마다 봄이 되면 조병화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어머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땅 속에서, 땅 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쉬임 없는 작업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어머님 말씀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명을 생명답게 키우는 꿈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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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40호 솔개 (2010년 4월 6일)👁️ 조회수: 8,008 views

솔개 조병화 하늘에 살고 싶어라 바람에 떠 있고 싶어라 날개에, 날개에 떠 있고 싶어라 바람이 쓸어 가는 하늘 인간보다 쓸쓸히 보이지 않는 곳에 눈물보다 쓸쓸히 차가이, 하늘 깊은 곳에 외로움보다 쓸쓸히 바람에 쓸려 바람에 쓸려 날개처럼 떠 있고 싶어라. 조병화, 『공존의 이유』 이 무렵 나는 음악을 전공한 참다운 크리스천인 L이라는 여인에게서 성서(聖書)를 받고 한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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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39호 꽃 (2010년 3월 30일)👁️ 조회수: 7,843 views

꽃 조병화 겨울인지 봄인지 분간할 수 없는 이 냉기에서 네가 살며시 얼굴을 비치다 사라지면 내 마음은 일 년 내내 또다시 겨울이다. 찬 겨울이 오락가락하는 흙바람 속에서 수삼 일을 봉오리 활짝 피었다 사라지는 이 비정한 무정 아름다움은 실로 순간이라 하지만 긴 긴 겨울이 풀리려는 이 차가운 바람 속에서 삼사 일을 네가 내 눈에 황홀히 어리다 사라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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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38호 미세스와 토스트 (2010년 3월 23일)👁️ 조회수: 8,142 views

미세스와 토스트 조병화 직업 부인 미세스 최가 쇼 윈도 안에서 밀크와 토스트를 든다 채권이 찻종 옆에 와 놓인다 미세스 최는 전쟁을 연상하기엔 너무나 귀여운 채권이라고 생각한다 플라타너스 그늘에 햇빛이 조는 유월 어느 오후 하루의 지출과 입금이 오래간만에 밀크와 토스트를 대접한다 입을 벌린 나일론 핸드백 속에서 사아진 루이스와 담배를 물고 찍은 남편의 사진이 미세스 최의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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