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웃음소리
-루쩨른으로 가는 하이웨이에서
프랑크푸르트에서 하이델베르크로
하이델베르크에서 바젤, 루쩨른으로
내려오는 중부 구라파 하이웨이
중간 중간 휴게소들은, 마침내
지상에서 하늘로 가는 길에
마련된 ‘중도中途의 집’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취해서
이 지방 포도주를 마시고 있노라면
천사와 같은 뽀얀 여인들이 생글생글
웃어준다
지상에서 처음이고, 마지막으로 보는 듯한
무구한 미소, 그 황홀
무구한 젊음처럼 아름다움이 있으랴
이렇게 느껴지는 순간
와르르 무너져내리는 나의 생애
깊은 그곳에서
초라한 욕망의 벌레소리가
찌, 찌 거린다.
먼 곳, 내려다보이는 호수에 떠 있는
흰구름 한 쪽
지상에서 처음이군, 마지막으로 보는 듯한
이 세상 풍경
생글거리는 여인의 웃음처럼
아름다운 미련이 또 있으랴.
詩想노트
영국의 신학자이며 시론가이며 시인이었던 로버트손(Frederick wiliam Robertson, 1816~1853)은 “종교는 시이며, 시는 종교에 이르르는 중도中途의 집(half-way House)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시에서 인용한 ‘중도中途의 집’이라는 말은 이 사람의 말을 딴 겁니다. 어느 해였던가 이곳 구라파의 중부를 여행하면서 이 시내로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어느 휴게소에서 쉰 일이 있었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스위스 쥬네브로 해서 알프스의 몽블랑 입구라는 샤모니라는 곳으로 내려가는 도중이었습니다.
이 휴게소는 어찌나 경치가 좋은지 정말로 폴 발레리(Paul valery, 1871~1945)가 말한 시적감동(미적감동)을 느꼈던 겁니다.
그 시적감동(미적감동)이 사라지기 전에 이 시를 하나 만들어 냈습니다.
폴 발레리는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시의 내용이 되는 시적감동(미적감동)은 다른 감동이 다만 흥분으로 그치는데 반하여 스스로 여러 가지 형태, 혹은 질서를 만들려는 독특한 감동이며, 특수한 표현을 예약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감동이다. 시적감동(미적감동)은 어느 한 세계를 형성하려는 에너지를 내장하고 있는 감동이다. 시를 만든다는 것은 이 아름다운 시적감동의 순간을 영묘(靈妙)한 지각(知覺)으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잘 건져내서 항구적으로 보존하려는 작업이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시에 있어서의 사상은 과일의 영양가처럼 그 작품 속에 숨어 있어야 한다고 하며, 천 사람의 독자가 한번 읽고 버리는 작품보다는 한 사람의 독자가 천 번 읽는 작품을 쓰라고 했습니다.
나의 시가 천 사람의 독자들이 한 번 읽고 버리게 되는 시가 될는지, 한 사람의 독자가 천 번 읽는 시가 될는지도 모르나 나는 참으로 나의 운명을 이겨내기 위해서 많은 시를 쓰며 살아왔습니다. 지금도 아직 계속하고 있지만.
이 시는 그러한 마음으로 이 지구 위에서 이렇게 평화스럽고 지상의 낙원같은 곳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즉흥적으로 만들어 낸 겁니다. 그곳을 메모할 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