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살롱
-명동소묘
동방살롱은 한국의 예술가들이 모이는 다방이다
예술가들은 담배를 많이 피운다
예술가들은 돈을 귀찮게 생각한다
예술가들은 오로지 사랑에 산다
예술가의 사랑에선 커피 냄새가 난다
예술가들의 애인들은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예술가들은 밤을 새워서 슬픔을 마신다
예술가들은 밤을 새워서 슬픔을 나른다
동발살롱엔 방울새 같은 소녀가 차를 나른다
동방살롱엔 까만 스웨터를 입은 소녀가 차를 따른다
동방살롱엔 어머니 같은 부인이 우리를 기른다
동방살롱 오후 다섯 시 자욱한 연기
동발살롱은 한국의 예술가들이 모이는 그리운 다방이다
한 때(지금도 그러하지만) 문단은
‘모나리자’파니 ‘문예살롱’파니,
혹은 ‘동방살롱’파니 문예살롱‘파니 하고 갈라져 있었다.
모나리자파는 동방살롱파와 같은 멤버였다.
모나리자에서 동방살롱으로 자릴 옮긴 것이다.
동방살롱에 모이는 사람들은
제 각기 하나의 세계를 가진
외인부대의 주인공들 같은 비조직성의 문인들,
예술인들이고 다른 살롱 그룹들하곤
질과 성격이 좀 다른 사람들이었다.
이러한 우리들의 집합소,
연락처 동방살롱을 기록하기 위하여 쓴 유머이며
유머가 아닌 시였다.
-『고백-밤이 가면 아침이 온다』, 오상, 1999, pp 294~1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