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35호 삼월은 (2010년 3월 2일)👁️ 조회수: 7,791 views

삼월은

조병화

삼월은 눈물의 달이다
입학을 하고 떨어지고
졸업을 하고 헤어지는 달이다

삼월은 야채 샐러드의 달이다
시골 영감님이 서울에 올라와
아들의 발표를 기다리며 야채 샐러드를 드는 날이다

삼월을 알몸뚱이 달이다
누더기 같은 오버 머플러 다 벗어 버리고
훨훨 알몸이 되어 하늘에 사는 달이다

삼월을 골목이 풀리고 야산이 풀리고
하늘이 풀리어 집이 싫은 달이다
그리운 것 없이 그리운 종달새 달이다

삼월은 눈물의 달이다
돈이 없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밤을 새워
생각을 하는 가슴 아픈 달이다

조병화, 제6시집『서울』 우리나라 삼월 풍경이다. 잡지 《학원》의 삼월 시를 청받아 쓴 즉흥시였다.
입학시험 풍경, 졸업식 풍경, 돈없는 학부형들의 가슴 아픈 삼월 풍경들이다.

조병화,『고백』, 오상, p.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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