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250호 (『나 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조회수: 62 views

제67신  태평양 상공에서

1994년 12월 2일, LA 국제공항을 떠나면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가 고정적으로 출발하는 Gate 101 대합실에서, 시간이 많아, 다음과 같은 시를 하나 썼습니다.

공항(空港)

공항은 이별이 빈번히 오고 가는 곳
떠나는 사람, 남는 사람,
마음이 바쁘다

이제 떠나면 언제 다시 만나리
이제 떠나면 언제 다시 이곳에 오리

그저 오고 가는 것이 이별이다
아, 인생이라는 낯선 곳,
얼마나 많은 이별이었던가.

그리고 비행기가 태평양 상공 데이트 라인(Date Line)을 넘을 무렵, 다음과 같은 시를 썼습니다.

태평양 상공에서

태평양 상공에서
술을 마시며 창밖을 내다보니
창밖에 흐르는 저것들은
바람인가, 구름인가, 세월인가,
인생이 그저 나그네로구나

어딜 가나 다시 떠나야 하는 자리,
이별을 해야 하는 자리
만나는 것이 이별이요,
이별이 돌고 도는 것이
나의 인생, 나의 세월이구나

아, 헤아릴 수 없는
첩첩 구름, 첩첩 바람, 첩첩 세월

헤아릴 수 없는 그리움
남은 나의 세월이 황혼이로다.
(1994.12.3. Date Line을 넘으며).

이러한 상태로 해서 서울에 도착, 추운 바람을 맞으며, 쓸쓸히 집으로 돌아와 연거푸 위스키를 마셨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럼 또. (1994.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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