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도 건강한 여성의 아름다움
나는 내 인생에 있어서 나의 길을 너무나도 바삐 걸어오고 걸어가고 있기 때문에 인생에 있어서의 나의 관심도 범위는 매우 좁다. 여성에 대하여 그 관심을 그리 가져 본 일이 없다. 매력 같은 것도 생각해 본 일이 거의 없다.
무엇이든지 관심이 있어야 다시 생각도 해 보는 법이다. 관심이 있어야 생각도 다시 해 보는 법이다. 관심이 있어야 세밀히 관찰도 해 보고 분석도 해 보고 따져도 보고 비교도 해 보고 가치 판단도 해 보는 법이다. 그리고 자기와의 관계도 생각해 보는 법이다.
그러나 나에겐 그러한 여유가 없다. 무엇인가에 쫓겨서 나의 생애를, 나의 연대를, 나의 역사를, 나의 현실을 줄달음쳐 온 것만 같다. 나에게 휴식이 있었다면 오로지 시였다.
시는 나의 가장 적당한 공원이요, 의자요, 나무 그늘이요, 생가요, 광선이었다. 이렇게 나에게 있어서 가장 관심이 많은 것은 ‘나’였고 ‘나’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내면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정신적 현상이야말로 나의 가장 큰 관심거리였고, 관심거리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사물을 대할 때 항상 주관적이다.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보는 태도가 지극히 약하다. 때문에 여성 문제만 하더라도 객관적인 미나 매력보다도 나의 주관적인 미나 매력에 비쳐서 보는 수가 많다. 때문에 나에게 있어서의 여성의 미나 매력은 ‘슬픔과 건강’이다. 여성은 좀 슬픈 곳이 있어야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동시에 건강해야 한다. 슬프고 약한 것은 춘희(椿姬) 시대의 여성의 미요, 매력이었다.
지금 이 현대에 있어선 어딘가 현대적 고독과 슬픔과 그것을 견디어 나갈 만한 건강이 미요, 매력이다. 명랑하고 피곤한 여성보다도 슬프고 고요하고 그것을 내적으로 견디어 나가는 정신적인 세계의 여성이 나에겐 미와 매력을 준다. 고도한 지성의 고독과 고도한 정서의 낭만과 고도한 세련의 깊이와 고요함을 지니고 있는 여성! 내게 있어서 영원의 여성이라면 이러한 ‘스타일’의 여성이 아닌가. 하여튼 슬픔과 건강을 지닌 여성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