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과 멋
낭만이 있는 삶이란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지만 꿈을 많이 간직한 생명이야말로 그것은 한마디로 말해서 낭만 그 자체라 하겠다.
꿈을 많이 간직하고 약동하는 생명, 그 미지의 세계를 욕망하며 끊임없는 추구를 감행해 나가는 생명, 스스로의 철학과 인생 목표를 향하여 항상 참신한 설계와 노력, 그 실현을 위하여 쉼 없는 의욕을 가지고 있는 생명, 이러한 순결한 욕망과 삶이 가득 차 있는 생명은 그 자체가 낭만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낭만은 꿈과 새로움과 의욕과 모험과 성취로 가득차 흐르는 생명의 행동이요, 그 삶이라 하겠다. 어디 한 곳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어디 한 곳에 안착되어 있지 않고, 어디 한 곳에 만족해 있지 않는 항상 새로운 세계로 유동하고 있는 순결하고 아름다운 생활이 있는 곳, 그곳에 우리들의 생명인 낭만이 있다고 하겠다. 만족하고, 안정하고,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욕망하지 않는 고정된 생활은 이제 인생에 있어서 휴식을 말하고 종말을 말하는 것이다.
청춘에 네 기를 세워라
청춘에 네 그 기를 지켜라
기 아래 네 그 청춘을 엮어라
누구보다 땀 많이 간직한 생명
누구보다 피 많이 간직한 생명
누구보다 눈물 많이 간직한 생명
청춘은 푸른 바다라 하더라
청춘은 푸른 산이라 하더라
청춘은 푸른 하늘이라 하더라
해는 항상 가슴에서 솟아오르고
즐거운 젊은 날
흘러내리는 날 날이 우릴 키운다
청춘에 네 기를 세워라
청춘에 네 그 기를 지켜라
기 아래 네 그 청춘을 엮어라.
25, 6년 전에 이러한 시를 쓴 일이 있다. 물론 학생들에게 자극을 주려고 어느 출판사 저서의 서시로 쓴 거다. 제목이 「청춘에 기를 세워라」는 작품이다. 자기 청춘에 자기의 기(旗), 그 존재의 기를 세우라는 것이다. 자기의 삶, 자기의 인생, 자기의 가치, 자기의 역사, 그 자기를 흔적 있게 생애를 살라는 것이다. 집단 속에서 아무런 기도 없는 존재 없는 생애를 살지 말고, 어느 집단에서나 높이 솟아서 휘날리는 자기 존재로서의 자기의 기, 그것을 세우는 인생을 살라는 것이다.
누구보다도 땀을 많이 흘리는 노력하는 생활로, 누구보다도 왕성한 피를 가지고 있는 정열적인 적극성이 넘치는 생활로 누구보다도 눈물 많은 인정에 따듯한 인도주의적인 풍부한 인간미 있는 생활로, 보다 풍부한 꿈과 사랑과 그 인간의 멋을 사는 생애, 이것이 나의 인생 모토였으며, 또한 그러한 인생이야말로 인생 죽을 때까지 마르지 않는 낭만을 사는 거라 생각을 하는 것이다.
땀=근면, 피=정열, 눈물=인정•인간미, 이 세 가지의 기본 생활이야말로 보다 크게, 보다 굵게, 보다 넓은 인생을 사는 길이 아닌가.
개미는 왜 사는질 따지지 않는다
온 힘 다하여 부지런히 살 뿐이다
밟히면 밟히는 대로
병신이 되면 병신이 된 대로
그저 부지런히 살 뿐이다.
개미는 불평을 하지 않는다
고달프다든가,
힘들다든가,
억울하다든가,
배가 고프다든가,
팔다리가 아프다든가,
말을 하지 않는다
그저 부지런히 일을 할 뿐이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고독을
앓지 않는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명성을
앓지 않는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출세를
앓지 않는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고민을
앓지 않는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그런 병을
앓지 않는다.
혼자서 살다가 혼자서 일하다가
혼자서 죽는다.
개미는 왜 사는질 따지지 않는다
그저 대지를 열심히 살 뿐
인간이 거는 시비를 걸지 않는다.
이 시의 제목은 ‘개미’이다. 개미를 좀 과장한 곳도 있지만 부지런하게 그저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그린 거다. 그리하여 인간의 병이라 할까 과도한 불평, 과도한 고독, 과도한 명성, 과도한 출세, 과도한 고민, 이러한 것을 생각해 본 것이다. 이러한 과도한 욕심, 과도한 자기표현에서 오는 자기 불행, 그러한 것을 반성해 본 것이다. 인생을 멋있게, 여유 있게, 너그럽게 낭만적으로 살려면 자기 욕심의 조절이 있어야 하는 법이 아닌가.
실로 우리들의 이 존재의 세계는 안개에 싸여 보이지 않으며, 그 보이지 않는 미지의 세계를 갈망하여 우리 인간들은 부지런히 그 꿈의 나무를 기어오르고 있는 것이다. 개미와 같이 묵묵히 묵묵히 더듬더듬 더듬거리며.
질은 안개와 같은 불확실한 이 존재의 세계, 그 속에서 원대한 미래를 향하여 그 꿈을 하나 하나 기어오르고 있는 우리들 인생, 그것은 확실히 즐거운 낭만이며 필연적인 운명이며 긴장된 현실이며, 우리들의 가혹한 생존경쟁의 장(場)이기도 한 것이다.
아무리 바쁘고, 어려운 일 속에서도 이러한 긴장된 실존적 낭만을 사는 것이 생기 있는 인생이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