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원, 수요회 이야기
—————————————————————————–
김동리·이해랑·곽종원·장우성·김경승·유경채·김충현·정한모·심종섭·한표욱·고범준·박성규·전봉초·권옥연·손소희
—————————————————————————–
그때가 언제였던가, 김동리 선생이 고희를 축하하며, 김동리 선생의 시집 패랭이꽃의 출판기념회가 앰배서더 호텔에서 있었다. 나는 고 손소희(孫素熙) 여사의 청으로 그 축하연에서 축시를 낭독했다. 그 시의 끝에 1983년 12월 27일이라는 기록이 있으니 그날이었을 것이다. 제목은 「실로 거대한 70이시옵니다 ㅡ 김동리 선생 고희기념시집 패랭이꽃 출판을 축하하며 이렇게 되어 있다.
선생의 고희,
단단한 70
풍요한 70
순결한 70
광휘로운 70
70을 일관해서
한 톨의 궂은 것 없는 순수한 생애
그 예술, 그 인격, 그 성업
참으로 위대하옵니다.
신라의 서울 경주에서
선비 집안에서 태어나시어
1930년대에 입지立志, 우리 한국풍토에, 깊이
뿌리내리시는 작품세계를 전개하시어
한국을 찾으시는
한국을 돌보시는
한국을 지키시는
한국을 캐내시는
한국을 다듬으시는
한국을 사랑하시는
한국을 사시는
그 한국에 깊고 넓게 뿌리내리시어
한국 민속신앙과 그 사상의 흐름에
서양문물의 바람을 열으시어
실로 신비스러운 아름다운 세계를
엮어 내리시는 작품들
그것들은 언제 읽어도
우리 한국 현대문학의
불멸의 보석들이옵니다.
그 광대한 철학
그 오묘한 사상
그 뿌리깊은 언어
그 신비한 표현 그
것들이 선생의 평민적인
인격과 더불어, 훈훈히
우리들에게 젖어 흐르고 있습니다.
선생께선 70을 오로지 순수예술문학으로
살아오심에
그 이론을 밝히시고
그 방법을 시사하시고
그 방향을 세워오심에
항상 큰 어른으로 그 앞장에서
작품을, 문단을, 단체를 이끌어 오셨습니다.
오늘 이 자리
선생의 고희의 자리
평생 고락을 같이하며
한 길을 줄기차게
선생께서 이끌어 오신 많은 문인들이 모인 자리
한마디 말씀으로 축하드림에
실로 거대한 70이시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하옵니다. (1983.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