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원, 그 부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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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춘복·최화국·황금찬·황하수·이우재·이일향·국효문·장석주·박진숙·이문열·차재일·김동리·서정주·윤석중·모윤숙·황순원·곽종원·최정희·박화성·김팔봉·백철·임옥인·박연희·손소희·김윤성·김춘수·
정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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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조금 뒤바뀌지만, 제10회 세계시인대회를 성춘복 시인의 치밀한 여행계획으로 잘 다녀왔다. 대회는 지난, 그러니까 1988년 11월 14일부터 18일까지 타일랜드의 방콕에서 있었으며, 장소는 로얄 리버 호텔이었다. 강가에 있었기 때문에 대단히 경관이 좋았다. 참가한 나라의 시인들의 활발한 시론 전개, 자작시 낭독, 지방 명승지의 관광여행 등 다채로운 행사가 어느 대회에서도 마련되었던 거지만, 이번 타일랜드 방콕대회는 참으로 많은 비용을 들여서 풍요로운 내용의 대회를 베풀어주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우리 나라에서 참가한 시인들은 이것 역시 성춘복 시인의 교섭으로 중화인민공화국(중공) 여행길에 올랐었다.
우리 일행은 일본 도쿄에서 시를 쓰시고 있는 최화국(崔華國)씨 내외, 황금찬(黃錦燦) 시인, 황하수(黃河水) 시인, 이우재(李又載) 시인, 성춘복 시인, 이일향(李一香) 시인, 국효문(鞠孝汶) 시인, 장석주(張錫周) 시인, 박진숙(朴眞淑) 소설가, 그리고 현지 취재차 이문열(李文烈) 소설가와 세계일보 사진부 강 차장, KBS의 채재일 기자 등이었는데, 참으로 인상 짙은 중국대륙의 여행을 했다.
그 당시만 해도 중국과는 정상의 수교국이 아니었기 때문에 홍콩에 나와 있는 중국여행사(관영)에서 입국비자를 얻어서 우리 총영사관의 승인을 얻어, 홍콩에서 입국하여 홍콩으로 출국하게 되어 있었다.
홍콩에서 비행기로 약 1시간, 계림(桂林)으로, 계림에서 비행기로 약 2시간 반, 서안(西安)으로, 서안에서 비행기로 약 2시간 반, 북경(北京)으로, 북경에서 비행기로 약 3시간, 항주(杭州)로, 항주에서 기차로 약 2시간, 상해(上海)로, 상해서 기차로 약 1시간 반, 소주(蘇州), 소주에서 기차로 약 1시간 반, 남경(南京)으로, 남경에서 비행기로 약 3시간, 홍콩으로, 이러한 스케줄로 약 12일간을 총총히, 그리고 충분히 돌고, 그 큰 중국여행을 생전 처음으로 그리고 아직도 국교 없는 나라를 경험했다.
한마디로 말해서 옛날, 옛날, 그 옛날의 산천, 그 고향을 돈 것 같은 생각이 들고, 어딜 가나 옛날, 옛날, 그 옛날의 동양적인 그 빈곤을 돈 것 같은 생각이 들고, 현대문명하곤 아주 먼 지역을 돈 것 같은 생각이 들고, 동양의 원천을 돈 것 같은 생각이 들곤 했다.
시는 시론이 있어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시인들이 모이는 회의나 대회 같은 것이 있어서 그곳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실로 이러한 존재, 이러한 생존의 세계를 살며, 돌며, 여행하며, 얻어지는 자기자신의 생각, 그 철학, 그 인생관에서 비져나오는 것이 아닌가.
이런 각도에서 생각을 할 때 내가 국제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이 세계시인대회는 여기에 동참하는 우리 시인들에게도 대단히 폭넓은 생각의 세계를 넓혀준다고 생각을 한다. 참으로 많은 여행을 했다. 지나간 그 많은 대회에 참석하면서, 이곳에 동석한 우리 시인들하고, 얼마나 많은 즐거운 여행을 했던가. 깊이 사귀며, 서로 시를 이야기하며, 인생을 이야기하며, 사랑과 그 죽음, 그 존재, 그 생존이라는 걸 서로 이야기하며.
실로 여행은 이동하는 작업실이었다. 항상 새롭게 전개되는 풍물에 접하며, 그것에서 얻어지는 새로운 경험, 그 발견, 그 놀라움, 그 즐거움, 그 확인, 그 깨달음, 그 해후의 흔적들, 실로 그런 것을 소재로 해서 얼마나 많은 작품들을 썼던가. 무수히 전개되던 그 존재계의 사물들, 지금 눈앞엔 하나도 남아 있지 않지만, 머릿속에 가득히 보관되어 있는 그 시간들, 그 세계들, 그 사물들, 그 추억들, 그 나의 어제들,
세계시인대회나 국제 PEN대회나, 그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실로 이러한 여행들이 우리 작가들에겐 더 중요한 목적들이 아니었던가. 아무튼 세계시인대회는 국제PEN클럽의 긴 역사에 (1921년 창립) 가려져서 세상사람들에겐 아직도 생소한 감이 들고 있지만, 근 20년 역사에 (1969년 창립) 10회 이상에 걸친 국제대회를 열었으니, 이젠 제대로 잘 굴러가리라 생각된다. 설사 세 쪽으로 갈라졌다곤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