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에 접어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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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구·이옥·강문봉·모윤숙·조경희·전숙희·한무숙·홍윤숙·김광주·주요섭·송지영·이무영·
정비석·김용호·문덕수·이영근·전봉건·김요섭·성춘복·김혜숙·김성진·홍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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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숙희 여사하곤 그렇게 같이 해외여행은 했으나 워낙 술을 하지 않는 분이어서 자주는 좌석을 같이 하지 않았었지만 늘 보아도 깔끔하고 청순하고 청초한 모습이었다. 행동이나 복장이나 말씨들이 늘 그렇게 흐트러짐이 없었다. 그리고 친절했다. 이 친절은 누구에게나 같은 표 정, 같은 언어, 같은 체온이었다. 그러면서도 자기 자신을 늘 깊게 응시하고 있는 듯한 수필가다운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이러한 매너는 해외에서나 국내에서나 늘 매한가지였었다.
나는 전 여사의 첫째번 수필집 탕자의 변(1954, 연구사)을 받고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거리(距離)에서 친숙해 오지만 한 번도 전 여사가 흥분하거나, 조급하거나, 불안해하거나, 자기 행동을 겉으로 보이면서 흐트러지는 걸 본 일이 없다. 일관해서 운반해가는 정숙한 자기 생애, 그걸 보면서 대단히 내성적인 고요한 성격의 여인상을 발견하곤 했다.
1987년 5월 스위스 루가노에서 열렸던 제50차 국제펜대회에 동석하면서도 그러한 불변의 용모를 느끼곤 했다. 이 대회는 서울 펜대회 유치를 최후로 확인하는 대회였지만, 전숙희 여사는 한국의 펜회장으로서 하나 흥분없이, 당황없이, 그 일을 잘 처리해나갔었다.
나는 1954년 이래의 우정으로, 여러 차례에 걸친 해외여행의 동행자로서, 루가노에서 다음과 같은 단시를 써서 전 여사에게 선사를 했다.
해와 달이 돌며
긴 세월을 한결같이
깎아 만들어 올린
한 여인의 모습
버릴 거 버리며
남길 거 남기며
마지막 손질을 서서히
곱게 다듬어 마무리 짓는
고요한 한 여인의 모습
깊은 곳에 은연히
생명의 빛 같은 그림자를 감고
넓은 시공 속에서 거리를 두고
혼자 있는 한 여인의 모습
당신은 그렇게
거센 세파 속에서
청초淸楚하오.
(제목 「전숙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