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고독 순수허무 제977호 (『시의 오솔길을 가며』) 가난은👁️ 조회수: 4,382 views

가난은

가난은 언제나 슬픈 거
어디서나 애절한 거
누구에게나 가련한 거

그것은 불쌍하다는 말을 넘어서
그대로 마음에 젖어드는 까닭 없는 눈물
찌릿 찌릿한 거
쩌릿 쩌릿한 거

모로코, 마라케시 근교
모래 바람 부는 시골 장터에서
야윈 나귀를 팔고 있던
아랍의 여인, 그 까만
굶주린 깊은 눈동자를
지금도 나는 잊지 못한다

그건 혁명 같은 거
사랑 같은 걸 넘은
혈육 같은 찐득 찐득한 거

그것을 더 넘은
비극의 미학 같은
사막의 사랑 같은
나의 눈물이 아니었던가

아, 그와도 같이
가난은 언제나 슬픈 거
어디서나 애절한 거
누구에게나 가련한 거

詩想노트

영국의 시인 C.D.루이스(Cecil Day-Lewis, 1904~1972)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시(詩)의 효용(效用)을 묻는 것처럼 바보스러운 것은 없다. 그건 무지개나 바다의 효용을 묻는 거와 같다. 이와 같이 시는 우선 무지개나 바다처럼 아름다운 거야 하며 유쾌한 경험이어야 한다. 시인은 세상을 응시하는 것으로 스스로의 시적 능력을 발달시켜야 한다.”라고
다 좋은 말들입니다. 우리처럼 시를 쓰고 공부하는 사람들은 항상 다른 멋있는 시인들의 말을 잘 읽으며, 음미하며, 자기대로 얻는 점, 버리는 점, 가려서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C.D.루이스는 여러 책을 많이 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번역이 많이 되어 있습니다.
우선 내가 읽은 책엔
o Poetry for You(시학입문, 장만영역 정음사)
o A Hope for Poetry(현대시론, 조병화역 정음사)
o The Poetic Image(현대시작법, 조병화역 정음사)가 있습니다. 한 번 읽으시면 많은 참고가 될 것입니다.
좋은 시를 쓰려면 시에 관한 좋은 책들, 그리고 시집들을 많이 읽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읽은 뒤엔 다 잊어버리고 자기 자신의 맑은 머리로 시는 써야 합니다.
남을 모방하지 말고, 남의 말을 쓰지 말고, 남의 투를 내지 않고, 자기 자신의 냄새가 나도록 시를 써야 합니다.
이런 거, 저런 거, 역시 글(시)을 많이 읽어서 남의 말이 자기 시(글)에 섞여 들어 오지 않게 주의를 해야 합니다.
시인들은 높은 곳에 높이 자기 감각의 안테나를 세워놓고, 수시로 전달되는 시혼의 메시지를 민감하게 캐치해서 그것을 시화(詩化)해야 합니다.
좋은 감각적인 언어(말)로, 깊은 뜻이 내포되어 있는 언어(말)로, 리듬이 감도는 어감(語感) 있는 언어(말)로.
언어(말)에는 뜻(meening)이 있고, 감정(feeling)이 있고, 소리(sound)가 있고, 언감(sense, image)이 있고, 정서(emotion)가 있고, 그 자신 생명이 있고 영혼이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시를 쓸 땐 언어(말)의 선택이 아주 중요합니다. 자기를 잘 나타낼 수 있게 이러한 언어(말)의 성질을 알아서 선택, 사용해야 합니다. 전체 언어들이 잘 조화되도록 하면서.
이 시는 모로코에 갔을 때 쓴 겁니다. 세계 어딜 가나, 가난한 사람들은 불쌍하고, 처량하고, 가엾습니다.

Translate »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