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일전에 판문점에 갔다 왔습니다. 9월 25일 통일원에서 주최하는 우리 예술원 행사의 하나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나는 지금가지 판문점을 견학한 일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갔다 왔습니다. 일행 열일곱 명.
임진각까지는 몇 번 일본 동창생들을 구경시켜 주기 위해서 갔다 온 일이 있었지만, 임진각 이북으로 들어간 일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만큼 호기심도 있었습니다.
판문점엔 6·25 한국 동란 때 보던 인민군들이 오락가락하고, 이북에서 온 관광객들도 눈에 띄곤 했습니다.
이곳에서 바라다보는 개성 뒷산 송악산 연봉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투로 대치하고 있는 어느 국경선에 와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는 신라 통일처럼 남북이 통일이 되겠지만 유구한 역사 속에서, 어린이들의 전쟁 놀이가 이곳에서 벌어져 있는 것 같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서울 국제 음악회(예술의 전당)에 갔다 왔습니다. 나의 칸타타 시가 이화여자대학교 이영자 교수에 의해서 작곡이 되어 임원식 지휘자에 의해서 연주되었습니다.
국무총리 이홍구 교수와 주돈식 문화체육부 장관 등 많은 대사들과 자리를 같이 했습니다. 광복 50주년을 축하하는 제20회 서울 국제 음악제로 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점, 작곡이 우렁차게 작곡이 되어 작사자로서 마음이 흐뭇했습니다. 어린이처럼.
지금 내 나이 일흔다섯 살, 이 나이로 이렇게나마 나라와 겨레에 동참해서, 살아간다는 것이 기뻤습니다.
음악은 역시 아름다운 영혼의 언어였습니다. 에드거 앨런 포(Poe, Edgar Allan 1809~49)가 이야기했듯이 아름다운 진실한 시는 음악에 가까이 가는 것 같습니다. 순수한.
이렇게 시와 음악은 우리 인간들의 영혼을 순결한 세계로 이끌어 왔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시와 음악은 오히려 기계 문명을 옹호나 하듯이 인간의 정신을 어지럽게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광주에서 열리고 있는 미술 국제 비엔날레처럼.
그럼 또. (1995. 9. 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