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그리고 코리아
윌리엄 모리스 (뉴질랜드)
북아시아의 고대반석층(古代盤石層) 끝에
3천개의 미로(迷路)와 같은 섬들로 이룩된 한 나라가 있어
고대의 왕조와 현대가 공존하고 있다.
산을 넘고 꿰뚫어 어제의 산간벽촌을
연결시킨 고속도로
농부들은 소가 끄는 나무쟁기를 뒤따라가며 밭을 갈고
맨손으로 타작을 한다.
그러나 그들은 논에 비료를 주고
파헤쳐진 흙덩이에 조심스럽게
농약을 뿌린다.
한때 성곽으로 둘러싸인 서울-.
지금도 북문(北門), 서소문(西小門), 남대문(南大門)과
동대문(東大門)이 남아 있어 소용돌이치는
자동차의 행렬에 섬처럼 떠 있네.
혼잡한 거리, 사람들의 발길 아래에는 지하철이 달리고
L자(字) 집들은 30층 고층건물의
그림자에 가리워진 채 이웃 담장에 스며들었다.
세계 대도시의 하나인 서울-.
800만 시민이 사는 이 도시는 20여 년 전의
전화(戰火)의 잿더미에서 다시 일어나
지금 21세기로 향하여 자신(自信)에 넘치는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전통적인 문화와 예술,
그리고 예부터 내려오는
지식과 학문을 귀히 여기고 간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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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in South Korea
William E. Morris (New zealand)
Extremity of ancient bedrock of Northern Asia
A country that starts on end, a maze of three thousand
islands a mixture of old and new from an ancient
dynasty that grew to sealed highways cutting great
swatches across mountains linking valleys remote until
yesterday, where peasant farmer plode behind wooden
plough and oxen, thresh by hand, yet carefully applying
fertilizers and pesticides to rice paddies of the upturned
land.
Background to Seoul once a walled city, four gates survive,
Great North Gate, Little West Gate, South Gate,
East Gate, now islands in the midst of swirling traffic;
subways burrow under crowded streets mesmerized by
padding feet,
L-shaped houses merge into neighbouring wall, overshadowed
by sky-scrapers thirty stories tall.
Seoul, one of the largest cities in the world, populated by
eight million people emerging from ashes of war twenty
five years before;
Confidently stepping into the twenty-first century treasuring
its cultural arts, its ancient l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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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병화시인기념사업회에서는 갑오년 새해를 맞이하여 『꺼지지 않는 등불』(1980, 갑인출판사)에 실린 44명의 외국 시인들이 한국을 노래한 시들을 매주 한편씩 보내드립니다. 조병화 시인은 1979년 7월에 열린 제4차 세계시인대회를 한국으로 유치하고 대회장을 맡은 바 있습니다. 이 대회에 참석했던 세계 시인들의 눈에 비친 당시의 한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2014년, 대한민국이 청마의 기운처럼 세계로 더욱 뻗어나가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 여러분의 가정과 일터에도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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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등불(Lamp Light Ever Burning)-세계 시인들이 본 한국』
-책 머리에
나는 내 조국을 사랑한다. 그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나도 내가 태어난 내 고향을 가장 사랑한다. 그리고 이웃을 만나게 하고 친구들을 사귀게 한 이 강산과 그 계절, 우리들의 마음씨와 그러한 풍물을, 또 우리의 역사 속에 있는 그 모든 것을 더없이 아끼고 사랑한다.
이러한 나의 사랑은 詩에로 옮겨갔고 드디어 내 정신의 모두는 여기에 바쳐졌다. 이와 같은 나의 사랑의 대상을 나는 감성이 예민한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세계의 숱한 시인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그래서 지지난해 세계의 시인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이를 제의하게 되었고, 지난해 7월엔 내 소원을 풀기에 이르렀다.
제 4차 세계시인대회, 서울과 경주와 수원 등지에서 가졌던 오붓한 모임, 이런 자리에서 비단 당장엔 큰 과일을 따지 못한다 해도, 나는 애초 내가 바랐던 소망만은 이루게 되었다고 장담하고 싶었다.
비록 그들의 피부색이 다르고, 말이 틀리며 모습마저 모두 다를지언정 맑고 깨끗하고 아름답고 오랜 우리의 모든 것을 보는 눈은, 또 그것에 대한 가슴은 한결같았다는 사실이다.
사실 이러한 탄성은 우리의 것이었건만 속 깊은 데 감추어져 있어서 미처 몰랐던 새로운 발견으로, 이들 세계의 시인들이 각자 그네들의 나라로 돌아가 그동안 보고 느낀 바를, 그 경이로움을 그들의 말로 적어 더러 신문과 잡지에 발표하고 보내어와 한 다발로 묶게 된 것이다.
이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등불』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제1부는 한국인의 가슴을, 제2부는 그 정신을, 제3부는 환경과 조건을, 그래서 우리 스스로와 또 우리를 모르는 세계의 사람들에게 보이고자 한다.
끝으로, 이 책을 엮는데 더없이 힘을 쏟은 한국국제문화협회와 갑인출판사에 삼가 감사의 뜻을 보낸다.
1980년 한글날 아침에
조병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