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꿈으로
성 춘 복
서울의 남산에서 또 혜화동에서
선생님의 꿈을 저는 펴보고 있습니다
열정이었던 한 시인의 꿈을
사랑이었던 한 시인의 꿈을
여정이었던 한 숙(宿)의 꿈을
오늘은 제 꿈으로 엮고 있습니다
늘 이승이라 믿었던 그 꿈으로
이제는 저승에 둔 선생의 꿈으로
아드님과 며느님 그리고 따님과
문우들과 제자들과 후배들과 더불어
그 꿈을 다시 이승으로 이끌어와서
오늘은 잔치를 펴고 있습니다
안성 땅 난실리의 편운재와 청와헌을
서울 혜화동의 집필실과 문학관을
이승과 저승에 긴 다리를 놓고
캄캄하게 살아온 일흔과 여든의 내력
쓸쓸과 정나미와 아쉬움들 엮어
노잣돈으로 늘 셈하는 그런 버릇입니다
이승에서 다하지 못한 시간을 잊고
저승에서 챙기지 못한 독려를 쌓아
오늘과 내일, 또 낮과 밤으로 나누지 않고
외로움과 헤어지는 연습을 해가면서
손을 나누어도 석별치 않는 작별의 아름다움
그 모두를 지금 배우며 우리 기리고 있습니다.
성춘복(시인)
출생 1936년 (경상북도 상주)
학력 성균관대학교 국문학 학사
데뷔 1959년 현대문학 등단
수상 1996년 서울시문화상 문학부문
1993년 펜문학상
경력 문학시대 발행인
문학의 집 서울 상임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