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가 어느 해, 소년은 고향을 떠나
어머니를 따라 큰 도시로 갔다.
화창한 봄날
도시로 가선, 처음 본 기차의 놀라움,
그 감격으로 먼저 기차 기관사가 되려고 했다.
매일 매일을 기차가 지나가는 언덕에서
먼 곳으로 가는 기적소리를 듣곤 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교실에서, 별에 관한
이야기를 담임선생님에게서 들었다.
특히 카시오페이아 성좌의 이야길 듣곤
소년은 황홀했던 나머지
기차 기관사가 되려던 꿈을 버리고
별을 공부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했다.
매일 매일을 운동장 끝머리에
‘별’이라는 한 글자를 남이 모르게
흙에 새겨 놓고 다시 덮곤 했다.
그리고 다음날, 다음날 다시 파보곤 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퀴리부인전』을 읽었다.
읽다가 “자연과학자의 길은 쓸쓸한 甲虫(갑충)의 길이다”.라는
퀴리부인의 말에
청년이 되어가던 소년은
말할 수 없는 향수를 느꼈다.
그날부터 청년이 되어가던 소년은
별을 버리고 미세한 신비의 세계로 매혹되어 갔다.
‘쓸쓸한 甲虫(갑충)’처럼
얼굴엔 제법 여드름이 솟고 있었다.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자란다, 문학수첩 1995, pp 1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