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고개 넘어선 누가 살까,
길을 가다가 고개를 보면
늘 설레이는 내 마음,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팔십에 가깝게 살아가면서도
고개를 보면 늘 설레이는 내 마음,
저 고개를 넘어선 누가 살까
까닭 모르게 설레이는 이 그리움,
그리움이 그리움으로 한없이 이어지면서
마음이 어수선해짐을 어찌하랴
아, 보이지 않는 세월,
보이지 않는 영원,
보이지 않는 영원은 항상 고독한 거
망망한 그리움,
시인만이 부질없어라
고개를 넘어도 고개를 넘어도
아, 고개를 넘어도 닿지 않는 이 그리움.
(1998. 7. 30)
…
어제, 그러니까 이틀 전, 1998년 7월 28일, 그동안 당신에게 쓴 ‘편운재에서의 편지, 추신’ 127신을 나의 서울고등학교 교사시절 제자 김영철 사장(『사랑엔 국경이 없다』의 저자)이 이끄는 가야미디어에 넘겼습니다.
…
원고를 출판사로 넘기고선, 왠지 허전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른 시집 원고를 넘길 때도 그렇지만.
나는 이렇게 해서 하나하나 내가 늙어가는 자국을 부끄럽지만 남기고 있습니다. 당신을 통해서.
편운재에서의 편지, 문학수첩 2003, pp 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