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야 할 길. 1
조병화
무수한, 가을밤의 별들을 쳐다보고 있노라니
문득, 어머님 생각
어머님도 저 별밭 어디쯤에 계실텐데
주소도, 안내원도 없이
어떻게 그곳으로 나는 갈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불교를 믿는 사람들은 사찰의 스님들이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은 교회의 목사님들이
천주교를 밎는 사람들은 성당의 신부님들이
……
각각, 그곳들로 잘 인도 안내하겠지만
어머님을 믿고 있는 나는
이 이승을 평생 혼자 내 길을 걸어왔듯이
저승에서도 역시 나 혼자
어머님이 계신 곳을 찾아서
그 길을 갈 수밖엔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먼 별밭 사이 길을 다시
이 길일까, 저 길일까, 더듬어 본다
왕래가 차단된 저 반세기, 북한 소식도
인편에 간간 들을 수 있는데
저승의 소식은 수억 년이 되어도
이렇게 영 캄캄이다.
조병화,『찾아가야 할 길』
학교시절부터 나는 생각하는 인간에겐 고향이 두 개 있다고 생각을 했다.
하나는 자기가 이 세상에 태어난 곳, 다시 말해서 지역적, 자연적 고향이고, 또 하나는 죽어서 자기가 가고 싶어 하는 곳, 다시 말해서 영혼의 고향, 이 두가지 고향을 생각했던 것이다.
따라서 불교를 믿는 사람은 불교의 하늘이 그들의 죽어서 가는 영혼의 고향이 될 것이고, 기독교를 믿는 사람은 기독의 하늘이 그들의 고향이 될 것이고, 천주교를 믿는 사람은 천주의 하늘이 그들의 고향이 될 것이고, 회회교를 믿는 사람은 그 회회교의 하늘이 그들의 고향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의 경우는, 나는 죽어서 어머님이 계신 곳으로 가고 싶은 것이 나의 소망이며, 소원이다.안병욱 외 8인,『늦지 않은 출발점에서』, 화랑문화사, pp. 32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