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트리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 트리에서 존다
포도주에 만취한 아버지는
난로 가에서 긴 코를 골으시고
활 활 타오르는 불꽃
먼 눈 내리는 밤이 깊어간다
양이도 원이도 진형이도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오길 기다리다
잠이 들고
상록수 나무 가지가지에
하얀 솜눈이 소리 없이 내린다
북쪽 나라 나 사는 마을
눈 내리는 창과 창들에
불꽃이 피고
불꽃가에서
엄마가 밤을 샌다
메리 크리스마스.
……
부산 피난시절 성탄 전야 송도집에서
벽난로에 장작을 피우고 혼자 술을 마시며,
고요히 크리스 마스 이브를 보내던 밤의 즉흥시이다.
『고백: 밤이 가면 아침이 온다 』 p.17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