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232호 (『나 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조회수: 115 views

제49신 채식주의자의 말

어떻게 지냈습니까. 이번 여름은 참으로 무덥고 짜증이 날 정도로 불유쾌한 여름이었습니다. 가뭄과 물난리, 이것은 일본이 더 심한 것 같은 뉴스에 접하곤 했습니다만 참으로 기상에 큰 변화라도 일어난 것 같습니다.
물의 오염, 대기의 오염, 쓰레기의 오염, 이제 머지않아 지구는 오염 투성이로 언젠가는 인류가 멸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들곤 했습니다. 이제 가을이 오겠지만, 참으로 견디며 견디며, 살아온 여름철이었습니다.
나는 그동안, 8월 27일까지 대만의 타이페이에서 열렸던 제15회 세계 시인대회에 이사 자격으로 참석하고 돌아왔습니다.
여광중(余光中)이라는 시인이며 교수인 나의 옛 친구(1937년 이래)가 주제 발표를 했는데 그 제목은 ‘뮤즈는 죽었는가?’이었습니다. 대단히 힘들인 논문이어서 가지고 왔습니다.
같은 이사 중의 한 사람인 인도 마드라스 시인 크리시나 스리니바스(Krishna Shrinivas, 1963년 이래 나의 친구)가 있습니다만 그는 채식주의라서 이번 타이페이에서도 주최측에서 특별히 식사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건강해서, 물어보았습니다. “당신은 채식만 하고 어떻게 그리 건강하십니까?” 하고 그랬더니 그는 그 자리에서 “열여섯 시간 자고, 여덟 시간 부지런히 일을 하는 것이 나의 건강법입니다. 열여섯 시간은 실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편안하게 자는 겁니다. 아주 편안하게.” 나는 놀랬습니다. 어떻게 열여섯 시간을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잘 수가 있는가.
나는 하루에 서너 시간밖에 잠이 들지 않아서, 애써서 자려고 해도, 그것이 그렇게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일을 많이 하고(즐겁게), 잠을 많이 자는 것이, 건강의 비법이겠지요. 매일 매일 밀리는 일 하나도 없이.
또 편지하겠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길. 당신은 항상 먼 곳에 있습니다. 안녕! (199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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