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신 고향의 멋과 맛
크리스마스 휴가를 이용해서 성인(成仁, 일본 同志社大學 1년 수업)이가 일본에서 돌아오고, 성환(成桓, 스탠포드 대학)이가 미국에서 돌아와서 시골로 성묘차 내려왔습니다.
이젠 성인이 다 되어 든든한 숙녀, 든든한 청년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참으로 늠름한 모습, 흐뭇했습니다.
면사무소에 가서 성환이의 병역 문제 보고를 하고 돌아와서 편운회관을 구경시켜 주고, 편운재 청와헌에서 난로에 불을 지펴 가면서 오래간만에 즐거운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대학 3학년의 성인, 2학년의 성환, 아직도 동양 문화에는 서툴어서 저것들이 장차 어떻게 되어 갈는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들을 듣곤 했습니다.
내가 대학 다닐 때 하곤 사뭇 달라서 아직도 고등학교 학생 같은 정신 연령이란 생각이 들어서 한편 불안스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동양인들은 어려서 동양에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한 생각이 들면서, 한국 사람은 한국에서 적어도 대학까지는 공부를 하고 외국 선진 국가로 나가야지 하는 생각이 깊이 들었습니다.
우리말 교육이나, 한자 교육이나, 우리나라 역사나, 우리 이웃 나라의 역사 등 주변에서부터 깊이 공부를 해야지 되는 것을, 하면서 그들의 장래가 근심스러워졌습니다.
점심은 송전 호수가에 있는 ‘장수집’에서 붕어찜과 생선 매운탕(잡어, 메기 등)을 했습니다. 고향 맛을 맛보라는 뜻도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고, 눈이 날리고, 모두 얼어붙어 있는 겨울 풍경, 실로 한국의 겨울 풍경이었습니다.
아내는 암으로 몹시 앓아 누워 있고. (1993.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