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202호 (『나 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조회수: 554 views

제19신 실로 노인은 낙엽진 가을

어제, 그러니까 1993년 7월 26일, 일요일 안성읍내(安城邑內)에 있는 『민안신문사』 주최로 열린 제1회 ‘꿈나무 예술 백일장’ 시상식에 초대되어 강연을 하고(군수 등 안성 유지 참가) 난실리로 돌아와 편운회관(片雲會館) 서고에 서가(書架)를 완전히 설치했습니다.
이렇게 완전히 서가를(대금 칠십만 원) 설치하고 보니, 내가 생각했던 대로 제법 도서관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부턴 각 장르별로 책을 선별해서 꽂으면 되는 겁니다만, 이것 또한 보통 힘이 드는 일이 아니지요.
이제 늙어서 기운도 없고, 사람도 곁에 없고, 쓸쓸하고 슬픈 마음만 듭니다. 실로 나의 인생은 낙엽진 가을이지요.
그러나 ‘고향은 사람을 낳고, 사람은 고향을 빛낸다’라는 나의 꿈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마음 한가운데 흐뭇한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그러나 고향 사람들이 얼마만큼 이 편운회관을 자랑으로 여기며 사용해 줄는지 그것이 근심입니다. 왜냐하면, 난실리에는 학생들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을에 소년들이 없고, 청년들이 없고, 학생들이 드무니 마을이 무식하기 짝이 없습니다.
말이 ‘문화(文化)의 마을’이지, 문화다운 머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말이지요.
이럴 때 일본이 한없이 부럽고, 선진 문화국이 한없이 부럽습니다. 언제 우리나라도 진정 문화의 향기가 도는 나라가 될는지, 한심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내가 죽은 후의 일들을 이리저리 생각해 보았습니다. 설사 공무원이 이 회관의 관리인으로 온다 해도 한국의 공무원 머리로 제대로 이 회관이 회관답게 활기를 띨까, 하고.
하여튼 많은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 주는 회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 간절할 뿐입니다. (1993.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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