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096호 (『떠난세월 떠난사람』)👁️ 조회수: 3,755 views

낭만시절과 그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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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속에서 들었다는
자네 슬픈 마지막,
김광주씨 전하는
전화 목소리 듣고
허, 참

정오의 뉴스 다시 전해 들어오는
정확한 그 소식
어, 정말이었구려.

1968년 6월 16일, 일요일
아침 8시 50분은
슬픈 시인이 고한 마지막
한국 시간

두개골이 부스러져
쏟아져버린 시인의 생명
노상에,
노상에,
줄줄 흘려 흐트러진
언어의 보석

“달나라의 장난”이라 이름한
자네 시집처럼 인간사 장난
허, 참 유구한 순간이었구려.

자넨 모순의 별이었네
우리도 그러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장소

아폴리네르의 나팔보다
알란 긴스버그의 울부짖음보다.
저리게
저리게
부딪쳐 들어오던 자네 언어들

하이 브로우도
로우 브로우도
아닌, 그저 높은 자네 목소리
우리들의 존재를 증명하던 자네 목소리
자넨 시에 성실했었네.

오늘은 맑은 6월의 일요일
자넨 머리에 붕댈 감은 채 영 잠들고
고요한 햇빛
서울 마포 구수동 한 구석
자네 찾는 벗들
그저 멍, 줄지어 있소.

인생은 빈집을
약간 즐겁게 하다가 떠나는 거
어디선지 들려오는
자네 껄 껄 웃음 소리
“병화, 한 잔 다오”

떠난 뒤에도 가끔 서울 찾아와
“향화촌”, 아니면 “낭만” 주점에서 만나세
그럼, (원문 그대로)

제목은 「우리들은 서로 모순의 별 ㅡ 수영洙瑛에게(서울신문, 1968.6.18.)」로 되어 있으며, 나는 이 조시를 나의 제18시집 󰡔오산인터체인지󰡕에 넣어놓고 있다.
그는 나와 가까운 사이에 있었지만 왜, 그런 말을 번번이 비꼬아서 말했는지 지금도 섭섭한 마음이 남아 있다. ‘너는 맥주를 마시고, 나는 쐬주를 마신다.’ 그 말이. 더 솔직하게 서로 살 수도 있었는데, 박인환 시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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