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고독 순수허무 제986호 (『시의 오솔길을 가며』) 편로遍路의 길👁️ 조회수: 4,153 views

편로遍路의 길
해인사에서

조 병화

소나기처럼 스쳐 가는
사바 세계 이 편로의 길에서
그 해는 신흥사에서 번쩍
그 해는 내장사에서 번쩍
그 해는 금산사에서 번쩍
그 해는 불국사에서 번쩍
올해는 해인사에서 번쩍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이렇게 나오라 하시곤
신록 사이에서 번쩍
번쩍하시다간 사라지시며
어머님은
해마다 하늘에 가득하시다

어머님이 그곳으로 가신 지
이미 22년
하늘 구억 리
부처님 오신 날이 돌아올 땐
이번엔 그곳으로 오라 하시는
말씀
세월 갈수록
어머님은 내곁에 쟁쟁하시다

가야 만고를 울리는
노란 꾀꼬리 울음 소리
오늘 이곳은
고운 어머님의 행차이시다
호오이, 호이, 호이, 호.

詩想노트

앙드레 브르통(André Breton,1896~1966)은 여러분들이 잘 알고 있는 쉬르리얼리즘을 창설하고 그 중심이 되어 쉬르리얼리즘의 시를 쓴 프랑스의 유명한 시인입니다.
그는 다다이즘(1916년 스위스에서)에도 가담한 시인이었고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1924년 프랑스 파리에서 이 쉬르리얼리즘을 창설한 중심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초현실주의 제1선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이미지는 정신의 순수한 창조이다. 그것은 비교에서 오는 것이 아니고, 가장 먼 인연의 두 개의 리얼리티(reality)의 접근에서 온다. 그 인연이 멀면 멀수록 이미지는 강해지는 법이다.”라고.
그리고 이 쉬르리얼리즘 시인의 한 사람인 앙리 미쇼(Henri Michaux, 1899~1984)는 “나는 나의 건강을 위해서 시를 쓴다.”라고 말하고 “시는 세속적인 악마를 쫓아내는 일이다.”라고도 말하며 “시는 이러한 세속적인 예속상태에 놓여 있는 인간들이 인간의 자유를 찾는 행위이다.”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하여간 이들은 철저하게 인간 정신에 깊이 잠재하고 있는 꿈을 찾아내는데 몰두하고 강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일에 온 정신을 다 썼으며 순수한 정신 상태의 시를 끄집어내는 데 온 힘을 집중시켰던 겁니다.
그러하기 때문에 때로는 독자들의 상상력이 따라갈 수 없는 순 이미지의 안개 같은 시들을 산출하기도 했던 겁니다. 깊은 꿈의 세계로.
그런가 하면 미국의 시인 W.C. 윌리암스(William Carlos Williams, 1883~1963)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시인의 임무는 자기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을 쓰는 것이다. 모호한 범주 속에서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가 작업하듯이 정확히 우주의 참 모습을 발견해야 한다.”라고.
이 윌리암스는 지금까지(26세부터) 약 40권의 시집을 발간했으며 1956년에 Academy of American Poets로 추대되고 상금도 타곤 했답니다.
문학작품은 독자가 있어야 하는 겁니다. 독자가 없는 작품을 무엇하러 쓰겠습니까. 되도록 많은 독자가 있어야 하는 겁니다. 실로 작품과 독자와 시세계와의 공감대가 넓고 깊어야 하는 겁니다.
그렇게 노력하며 제작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현대시의 독자들도 노력하면서.
테마 선택에 있어서 시어 선택에 있어서. 문장 구성에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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