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화의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680호 백열두번째 서신👁️ 조회수: 5,456 views

설날 침대에 누워서 온종일 ‘고향’ 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한 것을 오늘 집필실에 나와서 다음과 같이 시로 묶어 보았습니다. 좀 불만족스럽지만, 그 요점은 대충 나타나있다고 생각이 되어서 그 시를 알려 드립니다.

고향은
스스로가 태어난 곳
스스로가 죽어서 돌아가는 곳

만물의 고향이 어머니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어머니에게로 돌아가는 아득한 안개
이곳이 인생인 곳을

긴 안개의 여정에서
어머니를 찾은 사람만이
고향으로 돌아간다

어머니는 한없는 그리움
자비로운 우주.

「고향」

옛날 동경고등사법학교 시절 밤을 새워서 읽었던 헤르만 헤세의 『고르트문트와 나르치스』에서 나오는 고르트문트의 마지막 말, 그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그것이 우리들 모두의 고향, 하이마트(die Heimat)라고 생각이 되는 겁니다. 어머니(die Mutter)가 곧 고향(die Heimat)이라고 말입니다.
실로 어머니(die Mutter)야말로 우리들의 하이마트(die Heimat), 그 고향이 아닐까요.
이래서 모든 인간들이 그 고향인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그 어머니인 고향을 한없는 그리움으로 늘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제 설도 지나고, 머지않아 봄이 또 돌아오겠지요.
늘 건강하시길. 그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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