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늘 쓸쓸한 기분과 불안한 기분으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내가 언제 퇴원을 할는지, 묘연하고, 죽음이 그 퇴원이 아닌가 생각이 들 때마다 마음이 조마조마합니다. 다음과 같은 시가 나왔습니다.
아내의 하루 입원비도 못 되는
원고료를 받으면서
21세기 선진 문화국으로 들어간다는
대한민국에서 시를 쓴다
참으로 슬프다. 이 신세 이 나이
생각이 들자, 그러나
얼마나 고마운 돈이냐, 하는 체념
글이 눈물이다
평생을 투명한 고독을 살며
고독을 쓰며, 고독을 키우며
한도 없이 끝도 없이 고독을 섭렵
그 흔적들을 글과 혼으로 이어오면서
많은 인생의 희비극을 헤쳐 왔지만
돈이 이렇게 따뜻할 줄이야
창피하다, 부끄럽다, 한들
어찌 내가 나를 창피하다, 부끄럽다, 하리
시 한 편이 주사 한 대 값도 되지 않는
이 대한민국의 원고료,
따뜻한 나의 피 한 방울이로다.
「원고료」
이러한 시의 원고료를 받으면서 이 나라 시인들은 시를 쓰고 있는 겁니다. 물론 시인들은 돈을 생각하면서 시를 쓰지 않겠지만, 이 나라는 문화에 대해서, 특히 시에 대해서 너무 가볍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옛날 선배들도 그렇게 청빈을 살았겠지만. 시는 차라리 하나의 명예라 하겠지만, 이렇게 가난해서야 천한 꼴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나라 시인은 얼마나 고단한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쓸쓸한 편지 미안합니다. 따뜻이 겨울을 맞이하시길. 그럼 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