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482호 이과수 폭포에서👁️ 조회수: 5,892 views

참으로 오래 편지를 못 올렸습니다. 10월 중에도 여러 행사가 나에겐 많았습니다. 그러나 사소한 것들이었고, 11월에 들어서서 나는 우연히, 뜻하지 않게, LA에 있는 라는 우리 나라 한국 교민이 하고 있는 방송국에 초청을 받아 매주 토요일 사십 분간의 ‘명교수 명강의’라는 강의를 서울에서 라디오로 LA에 보내고(11월 한 달), 11월 22일, LA 그곳에 갔었습니다.
이 일을 맡아 주신 PD는 김형준(金亨俊) 씨.
11월 22일 LA에 도착, 11월 23일 그곳 LA에서 모집한 ‘라디오 코리아(Radio Korea) 문학 브라질 여행단’을 인솔하고 브라질로 떠났던 겁니다. 약 백육십 명. 참으로 대단한 여행단이었습니다.
LA를 떠난 항공기가 브라질 국제 공항 상파울루에 도착한 것이 24일 아침, 약 열네 시간 걸리는 비행 거리였습니다.
이곳 상파울루로 국제 공항에서 전세 국내 비행기로 약 두 시간 걸려서 이과수(IGUACU)폭포가 있는 이과수 비행장으로 갔습니다.
이과수 폭포는 과연 대단한 물줄기였습니다. 붉은 흙탕물이지요. 미국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여러 개 이어놓은 것 같은 장관이었습니다. 나는 이 광경을 스케치하면서 다음과 같은 시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이과수(IGUACU) 폭포

울창한 밀림 속에서
갑자기 터져 나오는 물떼들의 궐기
물결과 물결이 격돌하면서
산 자나, 죽은 자나
함께 한 곳으로 떠내려간다

물난리, 이곳에서 저곳에서
이 물난리를 보러
온 세계 사람들이
이곳 브라질 밀림 지대로 모여든다
밀림을 스쳐 지나가는 것은
바람인가, 구름인가, 세월인가
나의 끝없는 나그네 길인가 (1994. 11. 24.)

그럼 또, 이 여행을 이어 가겠습니다. (1994.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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