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362호 파이프👁️ 조회수: 9,639 views

파이프

죠세핀 콜빌(미 국)

서울에서 있은 세계 시인의 모임에서
조시인(趙詩人)을 만나려는
사람들은 먼저
베레모와 파이프를 찾았다.
멀리서나 가까이서나

오늘 코리아를 상징하는
이 두 가지 물건,
모퉁이가 닳았으나
활기차고 맵시 있는
비스듬한 베레모-
실용적인 색채
넘치는 특성으로 하여
이는 코리아를 나타낸다.
-멋있게.
남으로부터 좋은 점은
기꺼이 받아들이는 코리아
더 잘 살려는
더 훌륭히 되기 위한
그리고 현대화를 위한
염원을
이 건전한 의지.

파이프 ?
우리 인디안사람들은
파이프의 중요한 뜻을
널리 세상에 알렸노니

동양에서는 다도(茶道)-
옛 아메리카에서는
파이프의 축제가 있었지.
인디안의 관습에 따라
모두들 삥 둘러앉아
조용하게, 결연(決然)한 내부의
힘과 뜻으로
평화를 기원하는 파이프를
돌렸지.
서로 매만지며
서로 아끼며
서로의 혈연(血緣)을 존중하며.
…… 이 성스러운 율법.

코리아의 우정의 따뜻함이
파이프의 불을 지폈네
그리고 부드럽게 하늘로
연기를 뿜어 올리네.
인류들이 함께 생존하기를
기원하며.

코리아의 소망을
불어넣기 위해
그리고 그 속에서 숨쉬기 위해
사방에서 흘러오는 향기-

모든 사람으로 하여
파이프를 피게 하라.
…평화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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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pes

Josephine Colville (U. S. A.)

“To distinguish Dr. Cho,
At the 4th World Congress of Poets,
Afar or near, one sought
A beret, a pipe.
Both symbols of Korea today.
The beret, worn at an angle
Of jauntiness, a tilt, a smartness,
The color of practicality,
The quality outpouring,
Depicts Korea in style,
In willingness to accept the good from other lands,
A desire to improve, to modernize, to be a la mode.

A wish… A wearing in good health.

The pipe? Full well our Indians
The importance of a pipe made known.
In the Orient, the Tea Ceremony,
In early America, the Ceremony of the Pipe.
All seated in a circle, Indian fashion,
In calm, in quiet strength, in resolve,
Passing the pipe of peace, each touching
Caring, respecting in brotherhood… a sacred pact.
Korea’s warmth of friendship
Lights the pipe, sending gently
Smoke Heavenbent
To entreat all mankind
To live, to let live,
The aroma reaching in all directions
To inspire, to breathe in Korea’s hopes.
Let all men smoke pipes…for peace.” ——————————————————————–

(사)조병화시인기념사업회에서는 갑오년 새해를 맞이하여 『꺼지지 않는 등불』(1980, 갑인출판사)에 실린 44명의 외국 시인들이 한국을 노래한 시들을 매주 한편씩 보내드립니다. 조병화 시인은 1979년 7월에 열린 제4차 세계시인대회를 한국으로 유치하고 대회장을 맡은 바 있습니다. 이 대회에 참석했던 세계 시인들의 눈에 비친 당시의 한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2014년, 대한민국이 청마의 기운처럼 세계로 더욱 뻗어나가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 여러분의 가정과 일터에도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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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등불(Lamp Light Ever Burning)-세계 시인들이 본 한국』

-책 머리에

나는 내 조국을 사랑한다. 그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나도 내가 태어난 내 고향을 가장 사랑한다. 그리고 이웃을 만나게 하고 친구들을 사귀게 한 이 강산과 그 계절, 우리들의 마음씨와 그러한 풍물을, 또 우리의 역사 속에 있는 그 모든 것을 더없이 아끼고 사랑한다.
이러한 나의 사랑은 詩에로 옮겨갔고 드디어 내 정신의 모두는 여기에 바쳐졌다. 이와 같은 나의 사랑의 대상을 나는 감성이 예민한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세계의 숱한 시인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그래서 지지난해 세계의 시인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이를 제의하게 되었고, 지난해 7월엔 내 소원을 풀기에 이르렀다.
제 4차 세계시인대회, 서울과 경주와 수원 등지에서 가졌던 오붓한 모임, 이런 자리에서 비단 당장엔 큰 과일을 따지 못한다 해도, 나는 애초 내가 바랐던 소망만은 이루게 되었다고 장담하고 싶었다.
비록 그들의 피부색이 다르고, 말이 틀리며 모습마저 모두 다를지언정 맑고 깨끗하고 아름답고 오랜 우리의 모든 것을 보는 눈은, 또 그것에 대한 가슴은 한결같았다는 사실이다.
사실 이러한 탄성은 우리의 것이었건만 속 깊은 데 감추어져 있어서 미처 몰랐던 새로운 발견으로, 이들 세계의 시인들이 각자 그네들의 나라로 돌아가 그동안 보고 느낀 바를, 그 경이로움을 그들의 말로 적어 더러 신문과 잡지에 발표하고 보내어와 한 다발로 묶게 된 것이다.
이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등불』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제1부는 한국인의 가슴을, 제2부는 그 정신을, 제3부는 환경과 조건을, 그래서 우리 스스로와 또 우리를 모르는 세계의 사람들에게 보이고자 한다.
끝으로, 이 책을 엮는데 더없이 힘을 쏟은 한국국제문화협회와 갑인출판사에 삼가 감사의 뜻을 보낸다.

1980년 한글날 아침에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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