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338호 서울의 신방(新房)👁️ 조회수: 10,631 views

서울의 신방(新房)

모하메드 라티프 모하메드 (싱가포르)

서울은 감미로운 입김
나긋나긋한 밤의 부드러움이,
소녀의 미소와 꿈이 외로운 초원(草原)처럼
서울은 감미로운 입김

부처님의 슬픈 기도와
차가운 미소 속에 자리하며
역사를 창조해온
우리는 아시아의 후계자.

북풍으로 하여
순결한 부처님의
모습을 상하게 하지 말고
어린이들로 하여
저 프렌지파니의 향수를 입에 데어
믿던 불에 입술을 상하지 않게 하라.

우리가 만난 후
당신의 붉은 장미는 말하리라
“나의 향기가 더욱 번져
일곱 번째 만월(滿月)을
더욱 아름답게 하고
어린 신랑 신부의 신방(新房)에
스며들게 하라
시인들의 노래,
사랑의 노래들이
아시아의 하늘을 수놓은 무지개를 끌어당겨
그 신방에 스며들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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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Mohamed Latiff Mohamed (Singapore)

Seoul is a breath of sweetness
as supple as the night softness
the melancholy green
of maiden’s smile and a dream
in Buddha sad prayer
his cold smile appear
as Asian inheritor we create history
allow not the northern storm
ruin your virgin Buddha’s glance
allow not your babies lips
play the fire of trusty
burnt by the wild red frangipani
since we meet
your red rose speaks:
“let my fragrant arouse further
beautify the seventh full moon
scented the room
of young bride and groom
stretching the rainbow over Asia
with the song of poetry
with the song of love” —————————————————————————–

(사)조병화시인기념사업회에서는 갑오년 새해를 맞이하여 『꺼지지 않는 등불』(1980, 갑인출판사)에 실린 44명의 외국 시인들이 한국을 노래한 시들을 매주 한편씩 보내드립니다. 조병화 시인은 1979년 7월에 열린 제4차 세계시인대회를 한국으로 유치하고 대회장을 맡은 바 있습니다. 이 대회에 참석했던 세계 시인들의 눈에 비친 당시의 한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2014년, 대한민국이 청마의 기운처럼 세계로 더욱 뻗어나가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 여러분의 가정과 일터에도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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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등불(Lamp Light Ever Burning)-세계 시인들이 본 한국』

-책 머리에

나는 내 조국을 사랑한다. 그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나도 내가 태어난 내 고향을 가장 사랑한다. 그리고 이웃을 만나게 하고 친구들을 사귀게 한 이 강산과 그 계절, 우리들의 마음씨와 그러한 풍물을, 또 우리의 역사 속에 있는 그 모든 것을 더없이 아끼고 사랑한다.
이러한 나의 사랑은 詩에로 옮겨갔고 드디어 내 정신의 모두는 여기에 바쳐졌다. 이와 같은 나의 사랑의 대상을 나는 감성이 예민한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세계의 숱한 시인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그래서 지지난해 세계의 시인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이를 제의하게 되었고, 지난해 7월엔 내 소원을 풀기에 이르렀다.
제 4차 세계시인대회, 서울과 경주와 수원 등지에서 가졌던 오붓한 모임, 이런 자리에서 비단 당장엔 큰 과일을 따지 못한다 해도, 나는 애초 내가 바랐던 소망만은 이루게 되었다고 장담하고 싶었다.
비록 그들의 피부색이 다르고, 말이 틀리며 모습마저 모두 다를지언정 맑고 깨끗하고 아름답고 오랜 우리의 모든 것을 보는 눈은, 또 그것에 대한 가슴은 한결같았다는 사실이다.
사실 이러한 탄성은 우리의 것이었건만 속 깊은 데 감추어져 있어서 미처 몰랐던 새로운 발견으로, 이들 세계의 시인들이 각자 그네들의 나라로 돌아가 그동안 보고 느낀 바를, 그 경이로움을 그들의 말로 적어 더러 신문과 잡지에 발표하고 보내어와 한 다발로 묶게 된 것이다.
이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등불』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제1부는 한국인의 가슴을, 제2부는 그 정신을, 제3부는 환경과 조건을, 그래서 우리 스스로와 또 우리를 모르는 세계의 사람들에게 보이고자 한다.
끝으로, 이 책을 엮는데 더없이 힘을 쏟은 한국국제문화협회와 갑인출판사에 삼가 감사의 뜻을 보낸다.

1980년 한글날 아침에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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