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라운지
– 반도 호텔 옥상 스카이 라운지에서
조병화
반도 호텔 옥상 글래스 룸은
서울의 스카이 라운지
노을이 번지는 유리창 안에서
이국종 사보텐처럼 술을 마신다
하강하는 항공기처럼
가벼운 날개를 밤이 내리면
서울은 창 밖에 북국
쓸쓸한 고도(古都)
부부의 화해처럼 깊어만 간다
영원한 정지 속에
호흡처럼 가는 생존
서울 옥상에서 술 마시는 이방의 베가본드는
친절과 교만의 미소를 놓고 간다
별이여
영원한 성(性)의 슬픔이여
어쩔 수 없이 옷을 벗는 나의 여인이여
조국이라는 이름의 땅이여
고독은 자유항
밤이라는 언덕이여
반도 호텔 옥상 글래스 룸은
서울의 스카이 라운지
밤과 별과 마음이 번지는 유리창 안에서
이국종 사보텐처럼 술을 마신다
시집 『서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