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 강가에서
조병화
노란 서양꽃이
서양여인들처럼
서양냄새를 피우며
태양의 주단처럼 피어있는 잔디밭에서
서양남자와 서양여자가 서양의 입맞춤을 한다.
서독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이곳은 괴테(Johann Wolfgang Goethe, 1749~1832)의 고향, 지금은 연합군이 주둔하고 있는 미국화된 서독 제일의 도시.
이곳에서 제29차 국제 PEN 대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짬짬이 이곳 마인 강가에 나와 포플라 나무를 보며, 먼 고향 생각을 하며 그림을 그린다.
실로 처음 보는 서양이 아닌가. 이쯤 어리석게 흥분하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 모든 것이 밝고, 맑고, 자유스럽고, 자연스럽고, 사랑스럽기만 하다. (1959.7.24)
조병화, 『자유로운 삶을 위하여』, 어문각, pp. 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