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조병화
연기와 안개의 서울이라는
신사 도시 런던은
1959년 칠월 말―오늘은
가는 비 내리는 여창(旅窓)
‘의회의 어머니’라는
대영 제국 의사당 시계탑 ‘빅 벤’의
때를 알리는 시계 소리
클랙슨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팔백여만 시민의 도시가
눈아래 젖는다
지금 나의 위치는 민주주의의
옥상
육펜스 코인이 자유를 보장하는 곳
피 흘린 지성이 종을 잡은 곳
정치는 벗을 모으고
고독한 주권
연기와 안개의 서울, 런던은
지금 가는비 내리는 나의 여창
‘의회의 어머니’가 때를 알리는
시계탑 부근.Dominion 호텔 11층에서
내다보는 국회 의사당 Big Ben
가랑비 속에서 천년이 고요하다.
The Big Ben seen from an 11th floor of The Dominion Hotel.
In drizzle, it silently attests one thousand years.
조병화, 『그때 그곳』, 보진재, p. 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