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조병화
희랍 산골길에서 만난 소녀
나를 이방인의 눈으로 보던 소녀
나귀를 타고 달랑달랑
먼 산길을 넘어가던 소녀
왜, 그 소녀가 연상되어 올까
해가 뉘엿뉘엿 기우는 산길
멀리 가는 소녀
어느 곳으로 가고 있는 것인가
햇살이 차다
아, 노스탤지어란 이러한 것일까
내 길 또한 멀다
조병화, 『넘을 수 없는 세월』
3월 15일 금요일 하루, 경희 의료원에 입원했습니다. 하루 온종일 검진을 받고, 다음 날 16일 퇴원을 했습니다.
그렇게도 주의를 해서 식생활을 잘해 왔는데도 당(糖)이 있다고 해서, 주로 당 검사를 위한 검진이었습니다.
당 검사, 초음파 검사, 심전도 검사, 그리고 생전 처음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했습니다. 확실히 내시경 검사는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기분상의 문제도 있지만, 이물질이 몸 내부에 들어간다는 것은 그리 좋은 것이 아니지요.
이번에도 며느리와 막내딸 영이가 수고를 했습니다.
병실에도 꽃이 없어서야 되나요, 하고 막내딸이 수선화(작은 화분)을 사 가지고 왔습니다. 심심풀이로 이와 같은 스케치를 했습니다.
조병화, 『편운재에서 온 편지』, 문학수첩, pp. 236-2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