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천 온천 풍경
조병화
냇가에서
발가벗고 멱을 감던
어린날의 착각에서, 휙
뒤를 돌아다보니
한 노인이 알몸으로
칸막이에 뚫린 작은 구멍으로
여자탕을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대낮에
해는 높고 맑고 밝고
멀리 진달래가 피어 있었습니다.
조병화, 『찾아가야 할 길』
이 작품은 35시집 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입니다. 이 시집에는 일본 온천 지대를 여행하고 온 시편들이 여러 개 있습니다. 일본 도쿄 북쪽에 있는 기누가와 온천.
이곳, 이 지방에는 여러 온천들이 있어서 노천으로 되어 있는 야외 온천들도 있었습니다.
나무판자 한 장으로 남자탕과 여자탕이 구별되어 있어서 생각만 있으면 틈바귀로 서로 들여다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 나무판자 구멍으로 여탕을 들여다보는 한 노인이 있어서, 그러한 봄날을 시로 적어본 것입니다.
아주 한적한 산골 개울가에 있는 온천장 풍경을.
조병화, 『세월은 자란다』, 문학수첩, p. 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