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16일 (제15호)
시(詩)에 관한 단상(斷想)
‘기대’는 고통스러운 요행이다.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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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에 하 늘
내가 바라는 건
하나 같이 먼 곳에 있구나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러한 잡히지 않는 자리
내가 바라는 건
하나 같이 먼 곳에 있구나
언제나.
나는 항상 이러한 시처럼, 나에게 주어진 허전한 현실을 이러한 기다림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실로 긴 긴 기다림 속에 서 까닭 모르는
그리움으로 항상 허전하게 살아 왔습니다.
항상 꿈은 먼 곳에 있었습니다. 꿈이라 해서 잡아보면 그것이 아니고, 그것이라 잡아 보면 또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워낙에 꿈은 그런 것이 아닌가, 하고 살고는 있지만 실로 꿈은 잡아 보면 한 발 앞에 가 있고, 또 한 발 앞에 가서 잡아
보면 또 한 발 앞에 가 있고, 꿈은 항상 내 앞에 가며 어서 오라고 감질만 내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꿈을 잡는 길로 한없이
이곳까지 온 겁니다. 쉬운 일도 없고, 나태한 일도 없고, 한눈을 판 일도 없고, 후회할 일도 없고, 그저 오로지 그 꿈을 잡으려고 이곳까지
달음박질하며 부리나케 왔습니다.
많은 것이 이루어지고, 많은 것이 잃어져 가며, 잊혀져 가기도 했습니다.
내가 찾던 꿈만큼
이루어져가고, 나의 능력만큼 이루어져가고, 나의 노력만큼 이루어져 갔습니다.
지금 이 자리는 다소 미련이 있고 후회가 있지만, 그런
대로 나의 인생을 꿈대로 살아 왔다고 생각을 하면서 그 늙은 세월을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아직도 기대하면서, 바라면서,
기다리면서, 눈 앞에 가물가물하는 고통스러운 꿈을 바라보면서.
사단법인 조병화시인기념사업회
(사)조병화시인기념사업회는 편운 조병화 시인의 순수 고독, 순수허무의 시세계와 예술철학을 재조명 하고자 몇몇 후학들이 힘을 모아 설립한 단체입니다. 사업회는 조병화문학관 및 편운문학상 운영을 지원하고 계간 『꿈』을 간행하는 등 한국 시문학 발전을 도모하고 이 시대가 잊어가고 있는 ‘서정성’을 소생시키는 데에도 기여하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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