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제12호 오산IC(9월25일)👁️ 조회수: 9,469 views

2007년 9월 25일 (제12호)

시(詩)에 관한 단상

럭비는 나의 청춘, 시는 나의 철학, 그림은 나의 위안
어머니는 나의 고향, 나의 종교.

-조병화-

오산인터체인지

-고향으로 가는 길-

자, 그럼
하는 손을 짙은 안개가 잡는다.

넌 남으로 천리
난 동으로 사십리

산을 넘는

저수지 마을

삭지 않는 시간, 삭은 산천을 돈다.

등은, 덴마크의 여인처럼
푸른 눈 긴 다리
안개 속에 초초히

떨어져 서 있고

허허 들판
작별을 하면

말도 무용해진다.

어느새 이곳
자,
그럼

넌 남으로 천리
난 동으로
사십리.

1970년 경에 들어서서부터 우리나라엔 고속도로가 뚫리기 시작했습니다. 경인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계속해서 고속도로가 개통하기
시작했습니다.
1967년이었던가, 미국 뉴욕 P.E.N. 대회에 참석했을 때 나는 미국 대륙을 고속버스로 동부로 북부로 남부로 서부로
한50일간을 여행한 일이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는 비행기로, 샌프란시스코에서부터는 그레이하운드, 아니면 콘티넨탈 고속버스를 타고
우선 뉴욕대회장까지 가고 P.E.N.대회가 끝나고선 자유스럽게 실로 여행다운 여행을 지상으로 했습니다.
그 여행에서 얻은 시와 그림은
제15집 『가을은 남은거에』(1966.12.10) 실려 있습니다만, 나는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서 아주 짧은 시간에 내 고향 난실리를 왕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오산까지, 오산에서는 동으로 40리 길을 들어가면 내 고향 난실리에 도달합니다.

고향,
나는 고향을 두가지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자연의 고향, 또 하나는 영혼의 고향. 인간은 누구나 이 두가지의 고향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겁니다. 죽어서 흙으로 가는 흙의 고향(자연), 죽어서 영혼이 찾아가는 영혼의 고향, 이 두가지 고향 속에서 자연의 고향보다는 죽어서 찾아가는
영혼의 고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겁니다. 불교를 믿는 사람은 불교의 하늘에, 개신교를 믿는 사람은 개신교의 하늘에, 천주교를 믿는
사람은 천주교의 하늘에 그 고향이 있을 것이고 그곳으로 잘 인도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는 스님, 목사, 신부들이 있는
것이라고.

나에겐 어머님이 나의 종교라, 나는 스스로 혼자 찾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늘 다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어머님을
생각하는 나의 굳은 신앙으로 그 어머님의 존재를 믿으면 믿을수록, 확실히 그 어머님으로 가는 길이 훤하게 보일
거라고.
사단법인 조병화시인기념사업회

(사)조병화시인기념사업회는 편운 조병화 시인의 순수 고독, 순수허무의 시세계와 예술철학을 재조명 하고자 몇몇 후학들이 힘을 모아 설립한 단체입니다. 사업회는 조병화문학관 및 편운문학상 운영을 지원하고 계간 『꿈』을 간행하는 등 한국 시문학 발전을 도모하고 이 시대가 잊어가고 있는 ‘서정성’을 소생시키는 데에도 기여하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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