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231호, 먼 곳을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2-01-17 18:06
조회수: 3069
 
먼 곳을

조병화

농촌에서 태어난 꿈 많은 소년은
이왕 이 세상 가난한 식민지에 태어났으니까
보다 많은 인생을 살아야 하겠다,고
마음 깊이 생각을 했다.

보이는 이 세상에서
보이지 않는 이 세상에서

보이는 이 세상은, 발로, 눈으로,
보이지 않는 이 세상은, 책으로, 상상으로,

손년은 틈 있는 대로 여행을 하고, 책을 읽고,
끝없이 잡히지 않는 꿈을 잡으려
지도를 더듬고, 책을 더듬었다.

먼 곳으로 보다 먼 곳으로
넓은 곳으로 보다 넓은 곳으로
깊은 곳으로 보다 깊은 곳으로

혼자서, 생각하면서.



   어린 나는 항상 나와 내가 자문자답을 하면서 내면으로 내면으로 살았습니다.

   ...

  보다 많은 인생을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보다 많이 사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자, 그것은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 눈에 보이는 자연의 세계, 지구는 발로, 눈으로, 온몸 다하여 보다 많이 돌아다니면, 그렇게 후회없이 많이 돌아다니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의 세계, 즉 정신(상상)의 세계는 책을 통해서 그 여행을 할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그것을 통해서 만족할 수 있도록 상상의 여행을.

   ...

  이렇게 인생론을 세워 놓고 출발한 나의 인생,  ...  실로 이 좁은 지구를 그렇게 많이 이 나라, 저 나라, 이곳, 저곳, 여행을 했습니다. 이젠 아무런 후회가 없을 정도로.
  그러나 책을 통해서 여행을 하는 이 상상의 세계의 여행, 그 영혼의 세계로는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는 여행을 아직 못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대학교수를 오래 했다곤 하더라도. 글을 그만큼 읽고 쓰고 했다곤 하더라도.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자란다, 문학수첩 1995, pp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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