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875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2-05-10 16:26
조회수: 3
 
136 나의 유산遺產

어머님, 제가 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것은
실로 고독뿐이옵니다

어머님이 제게 주신 고독은
너무 많아서
부끄러울 정도로 흥청지게 써왔건만

쓰고 쓰고 다 못 쓰고 남기는 것은
고마운 이 고독뿐이옵니다

인생보다도 아리고 무거운.

                시집 『잠 잃은 밤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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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39시집 『잠 잃은 밤에』에서 한 편을 뽑았습니다. 제 39시집은 1993년 9월 5일, 동문선에서 출판해 준 시집입니다.
  내가 지금까지 줄곧 추구해왔던 세계는 살아 있기 때문에 숙명적으로 살아야 했던 순수고독(純粹孤獨)의 세계와 종말이 있기 때문에 또한 숙명적으로 그 종말을 살아야 하는 순수허무(純粹虛無)의 세계였습니다.
  순수고독(삶)과 순수허무(죽음)를 동시에 사는 그 곧은 여정(旅程)이었습니다.
  그러하기 때문에 수시로 느끼는 인간으로서의 만남과 이별, 외로움, 사랑, 쓸쓸함, 허전함, 막연한 꿈, 이러한 감정으로 실로 많은 작품을 써 왔던 겁니다.
  작품으로서 그 고독과 허무와의 격투를 계속하면서, 그곳에서 마음의 위안이나, 안정 같은 것을 찾으려 했던 겁니다.
  항시 나는 나의 마음의 자리를 찾으려 애썼던 겁니다. 그 마음의 자리를 찾는 것이 나의 꿈이었습니다.
  꿈은 어느 정도 고독과 허무를 넘어서 어느 인간적인 기쁨을 찾아 주기도 했지만, 돌아가는 곳은 역시 고독과 허무, 그 고독과 허무를 이겨낼 수가 없었습니다.
  항시 이러한 패자(敗者)의 자리에서 슬픈 시를 많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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