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874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2-05-10 16:25
조회수: 12
 

135 작은 보따리

참으로 작은 보따리를 가지고
이곳까지 잘도 살아왔다

얼마되지 않는 지식
얼마되지 않는 지혜
얼마되지 않는 상식
얼마되지 않는 경험
얼마되지 않는 창작
얼마되지 않는 돈

실로 서투른 판단과 행동을 가지고
용케도 이곳까지 살아왔다

이제 머지않아 이곳을 떠나려니
아무런 후회도 없다

어쩌면 이렇게도 고마울 수 있으랴
어쩌면 이렇게도 고마울 수가 있으랴

                   시집 『다는 갈 수 없는 세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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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국제공항에서 위의 시를 썼습니다. 이 작품은 제 38시집 『다는 갈 수 없는 세월』 속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스케치와 더불어.
  나는 어느 여행에서나, 언제나 작은 보따리 하나로 여행을 했습니다.
  한 20년 전에 대한항공에서 준 기내용 비행 가방이지요. 이 비행 가방 하나로 온 세계를 긴 여행이나, 작은 여행이나, 줄곧 같은 가방을 가지고 여행을 했었습니다. 지금은 많이 해졌습니다만.
  이렇게 작은 가방 보따리 하나로 여행을 하면서 늘 나는 내 인생을 생각하곤 했습니다.
  짐이 없는 인생, 그것을 살겠다고,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또한 그렇게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짐 속에서 가장 무거운 짐이 있다면, 사랑이라는 짐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무거운 것이.
  아, 인생, 바람처럼 구름처럼, 그 인생을 ‘풍운무숙(風雲無宿)’이라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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