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812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1-09-30 16:04
조회수: 271
 
73 남남 15

너도 변하는 거다
나도 변하는 거다
변하면서 서로 타고 있는 거다
그 인간 존잴 타고 있는 거다
영원 불멸한 건 실로 시간일 뿐
그 영원 그 침묵일 뿐
너와 나
그 속에서 부침浮沈을 하며
때론 가까이
때론 멀리
마냥 죽음의 자리로 변해 가고 있는 거다
죽는다는 건 저 세상에로 이사를 하는 거
주거질 옮긴다는 거지만
그때까진 하는 수 없이
변화 무상 이 애절을 타야 한다
때론 소유하면서
때론 상실하면서
그 허망을 갈망하면서
아, 이 변화 무상
별의 가슴아
너도 변하는 거다
나도 변하는 거다.

                            시집 『남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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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도 시집 『남남』 속에 실린 것입니다. 언제부터이었던가, 나는 이 세상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 변한다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어느 한 곳에 집착을 하지 말고, 그 애착 같은 것에 매달리지 말고, 시원시원히 그 변한 것들을 망각하면서 살아가길 비정할 만큼 강하게 결심을 했던 겁니다. 흔한 말로 인생무상의 철학을 살아왔던 겁니다. 하면서 실로 이 인생무상 속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고독한 영혼이라고.
  실로 변하고 변하는 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 견고한 고독이라는 철학뿐이옵니다. 살아 있기 때문에 숙명적으로 지니고 있는 생명이라는 그 고독 말입니다. 나는 이것을 나의 단어로 순수고독(純粹孤獨)이라고 했습니다.
  인간은 (무식하지 않다면) 이 순수고독을 살아가는 겁니다.
  이러한 인생무상, 그 순수고독으로 이 시처럼 ‘변하는 것’을 변하는 것으로, 변해가면서 나를 살아온 겁니다. 그런데 그것이 그렇게 어려웠습니다. 변해가면서도 변하지 않는 나의 영혼의 존재, 그 변하지 않는 그 고독한 영혼으로 그 고독이 선명해 올 때마다, 나는 이렇게 고독한 영혼의 피처럼, 나의 시를 흘려야만 했던 겁니다.
  나도 모르게 많은 시를 써 왔지만 이 시들은 그저 머리에서 생각해 냈다든지, 가슴에서 느끼는 대로 그 느낌을 글로 적어 내린 것이 아니라, 실로 그 많은 시들은 모두 숨겨진 내 고독한 영혼의 피들이었습니다.
  수많은 영혼의 피를 흘리면서 살아온 내 긴 인생이라는 세월, 아직도 마르지 않는 한곳에 고독한 영혼의 피가 있기 때문에 오늘도 그 피를 흘리고 있는 겁니다. 흔히들, 시는 창작이라고 하고, 만들어 내는 것이라 하고, 창작하고 만들어 낸 그것을 예술이라고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정의적(定義的)인 예술보다는 예술 이전의 내 고독한 영혼의 피의 흔적이 필요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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