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813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1-10-06 17:52
조회수: 262
 
74 남남 26

버릴 거 버리며 왔습니다
버려선 안될 거까지 버리며 왔습니다
그리고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나의 자화상〉
                                   시집 『남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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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도 시집 『남남』에서 끄집어낸 것입니다. 이 시는 나의 인생관이며, 내가 그렇게 내 인생관대로 일관해서 살아온 나의 긴 생애의 현상이옵니다.
  오로지 변하는 것을 변하는 대로, 그 변하는 세상을 살아오면서 버리며, 버리며, 버려서는 안 되는 것까지 버리며 철저하게 그 순수고독을 살아왔던 겁니다. 그러하다 보니, 항상 나에겐 많은 텅 빈 하늘이 내 마음에 있었고, 넓은 빈 마음의 공간이 있었고, 빈 서재처럼 생각하는 것이 많았습니다.
  영혼과 육체, 육체를 늘 버리는 연습을 하면서, 버리며, 영혼을 키우는 연습을 하면서, 키우며, 영혼으로 영혼으로 가벼워지길 바라며, 그 가벼운 영혼을 살아온 거지요
  버리는 아픔, 특히 버려서는 안 되는 것을 버리는 아픔, 아, 얼마나 많은 영혼의 고통이었을까, 그 수많은 고통을 참아 오면서, 견디어내면서, 새로 태어나는 기분으로 나는 나를 지탱해 왔던 겁니다. 이것이 인생이라는 과정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이러하기 때문에 나는 나의 존재로 하여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고, 아픔을 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별이지요, 서로 만나서 사랑을 하고, 서로 그리워하며, 그 어려운 만남(해후)과, 그 사랑과, 그 애절한 그리움을 남긴 채, 헤어져야 하는 어쩔 수 없던 본의 아닌 그 작별, 그 이별이 얼마나 서로 잔인하고 쓸쓸한 이별이었으랴. 그것마저 해야만 했던 나의 숙명의 인생이라는 여행, 그 예약된 알지 못했던 여행길, 나는 그걸 살아야 했던 겁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에게 예약된 알 수 없는 인생의 여정(旅程), 그 피할 수 없는 인생도정(人生道程)을 살아가는 겁니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그 인생도정을 이렇게 버리며 버리며 살아왔던 겁니다.
그것이 나의 피할 수 없던 아픈 숙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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