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의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736호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1-06-06 18:45
조회수: 85
 
갯버들


  구정(舊正) 며칠 전 최영해(崔映海) 씨와 김기웅(金基雄) 씨와 사냥을 간 일이 있다. 내 고향 난실리로 가자는 것을 내 고향 새들을 살상하기 싫어 절 구경 겸 용문사(龍門寺)로 가자고 했다. 용문사는 내가 처음 보는 절이다. 나대(羅代), 여대(麗代), 조선(朝鮮)을 거쳐 하늘을 지켜 내려오는 동양의 거목(巨木) 은행나무. 그 밑을 흘러내리는 실개울은 꽝꽝 얼어붙었으나 그 얼어붙은 얼음을 뚫고 솟아나 있는 갯버들의 보드라운 털들. 사랑은 이러한 것 - 아무도 돌보아주지 않고, 찾아가는 사람 없어도 그저 대지의 사랑은 자라는 것. 대지는 무한한 생명이요, 사랑이요, 입술, 휴식이다.
                                                            (용문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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