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491호 당신의 사랑은 나의 힘입니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7-09-12 13:20
조회수: 462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안녕들 하시지요? 나도 이러한 전화나, 편지나, 인사를 여러 곳에서 받을 때가 있습니다.
  별다른 일들도 없고, 그저 원고 쓰는 것 이외에는 한가로이 시간과 세월, 그 잔잔한 인생을 보내고 있다고나 할까, 그러한 일상 생활을 다음과 같이 시로 하나 남겼습니다.


  우문우답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묻는 사람 있으면
  “그저 그렇게 지냅니다”
  
  해가 뜨고, 해가 질 때까지
  해가 지고, 해가 뜰 때까지
  “그래그래 그저 지냅니다”
  
  한없이 부풀어 가는 어수선한 세월
  어수선한 큰 도시, 한구석에서
  시멘트 냄새 마시며, 가스 냄새 마시며,
  사람 냄새 마시며, 오물 냄새 마시며,
  시궁창 냄새 마시며, 신문·잡지 냄새 마시며,
  돈 냄새 마시며,
  “작게 작게 그저 숨어서 지냅니다”
  
  바람이 불고, 구름이 가고,
  세월이 지나가고, 눈이 내리고,
  
  해가 뜨고 해가 질 때까지
  해가 지고 해가 뜰 때까지
  
  
  이 작품이 잘되어 있는지, 잘되어 있지 않은지는 당신이 판단할 일이지만, 세월이 돌고 도는 이 세상 속에서 요즘 나의 서울 생활은 그저 어수선한 사람들의 바람을 살고 있는 겁니다. 그러할수록, 당신의 사랑이 절실히 그리워집니다.
  사랑이야말로 이 세상 살아가는 데 있어서, 특히 이러한 고독한 연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는 절대 위안이며, 그 절대 휴식이며, 그 절대 생기옵니다.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 살아간다는 말이며, 서로 살아가는 절대 힘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는 당신의 사랑이 나의 힘입니다.
  그럼 또. (1995.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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