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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217호 변하지 않는 것을 찾아서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1-10-31 13:40
조회수: 3455
 
변하지 않는 것을 찾아서

조병화

변하지 않는 것을 찾아서 길을 떠나온 세월, 73년,
변하지 않는 것은 나의 외로움뿐,

많은 길을 걸어왔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자연도 변하고, 사람도 변하고,
맹세도 변하고, 약속도 변하고, 사랑도 변하고,
욕망도 변하고, 나라간의 조약도 변하고,
변하지 않는 것은 나 자신의 외로움뿐이옵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찾고 의지해 온 것은
나의 외로움,
그 외로움을 경작해온 나의 길뿐이옵니다
오, 순수한 이 고독,

흔들리지 않는 불변의 영혼이여
준엄하여라.

(1993. 4. 17)

-제 39숙 『잠 잃은 밤에』에서



조병화 시에서 고독은 긍정적 가치를 지닌다. 고독은 한편으로 저 혼자 충실할 수 있는 상태이자 타인에 대한 배려심의 일종이라는 점에서 삶의 소중한 일부이다. 고독은 인간의 유한성에서 비롯되는 비극적인 속성 가운데 하나이지만, 동시에 인간의 유한성을 극복하려는 동기를 부여하고 인간의 본성을 성찰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기능한다. 고독은 외롭고 쓸쓸한 감정을 유발하지만 인간으로 하여금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 주는 것이다. 조병화 시인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많은 길을 걸어왔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었지”만, “순수한 고독”만이 “흔들리지 않는 불변의 영혼”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고독의 긍정적 가치를 드러낸 것이다.

이형권, <이상과 고독의 실존적, 사회적 맥락> 조병화의 문학세계 II, 2011.9.24 강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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