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783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1-06-23 18:30
조회수: 110
 
44  밤의 이야기ㆍ20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 보아도
어린 시절의 마당보다 좁은 이 세상
인간의 자리
부질없는 자리

가리울 곳 없는 회오리 들판

아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요
소망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요
삶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요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시집 『밤의 이야기』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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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으로 고독하게 살아있었습니다. 살아오면서 수시로 ‘왜 나는 이렇게 외로운가?’ 하는 문제를 스스로 반문해 오고 있었습니다.
  극단적인 소외감이라고도 생각이 되고, 내 성격의 탓이라고도 생각이 되고, 해서 여러 번 내 자신을 반성해 보고, 반성해 보고, 했습니다만, 그 해답의 결론은 내가 무엇인가 이 세상에서 기대한 것, 바라는 것, 소망하는 것, 포기한다면서 포기 못 하는 것, 그러한 것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그럼 그것이 무엇인가, 할 때 ‘보이지 않는 그 내일, 그 꿈’이 아닌가 하고 늘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그러한 생각에서 이러한 작품이 만들어져 나왔습니다. 결국 고독이라는 것은 자기 마음 속에 있는 것이고, 그것은 살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마음이고, 자기 이상대로 살려고 하기 때문에 생기는 마음이고, 이미 선천적으로 숙명처럼 지니고 나온 꿈에서 나오는 마음이고, 꿈이 있는 사람에겐 누구에게나 있는 그 순수(純粹)한 고독(孤獨)이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순수한 고독과 순수한 허무(虛無), 그것은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감지하게 되었습니다.
  순수한 허무, 그것은 누구나에게도 반드시 있는 ‘죽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죽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인간은 누구나 죽습니다. 그것을 나는 순수 허무라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배우고, 생각하고, 느끼고, 보람을 찾고, 꿈을 가지고 있는 인간들에게만 있는 이 순수한 고독감, 이 시는 그것을 말하고 있는 겁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고독, 그 ‘너’야말로 꿈이요, 소망이요 보람 있는 자기의 미래요 소유하고 싶은 그 대상이옵니다.
  이러한 상대적인 고독이 아니라, 순수한 고독을 가지고, 본인 자신하고 싸우면서 살고 있었습니다.
  ‘나의 천적(天敵)은 나 자신(自身)이다.’ 이러한 독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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