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766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1-06-07 17:57
조회수: 56
 
27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이렇게 될 줄을 알면서도
        당신이 무작정 좋았습니다

        서러운 까닭이 아니올시다
        외로운 까닭이 아니올시다

        사나운 거리에서 모조리 부스러진
        나의 작은 감정들이
        소중한 당신의 가슴에 안겨들은 것입니다

        벗이 있어야 했습니다
        밤은 약한 사람들의 최대의 행복
        제한된 행복을 위하여 밤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눈치를 보면서
        눈치를 보면서 걸어야 하는 거리
        연애도 없이 비극만 깔린 이 아스팔트

        어느 이파리 아스라진 가로수에 기대어
        별들 아래
        당신의 검은 머리카락이 있어야 했습니다

        나보다 앞선 벗들이
        인생을 걷잡을 수 없이 허무한 것이라고
        말을 두고 돌아들 갔습니다

        벗들의 말을 믿지 않기 위하여
        나는
        온 생명을 바치고 노력을 했습니다

        인생이 걷잡을 수 없이 허무하다 하더라도
        나는 당신을 믿고
        당신과 같이 나를 믿어야 했습니다

        살아 있는 것이 하나의 최후와 같이
        당신의 소중한 가슴에 안겨야 했습니다

        이렇게 될 줄을 알면서도
        이렇게 될 줄을 알면서도.
    
△ 이전글: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767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 다음글: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765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Copyright 1999-2022 Zeroboard / skin by enFree